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이후 많은 노인들이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임종 과정에 이른다. 하지만 시설에서 임종하는 사례보다 병원에서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시설에서 임종하기를 희망하는 욕구가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설임종을 실천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본 연구는 시설에서 임종이 가능하고 임종 돌봄 서비스가 공식 업무로 제공되는 B노인요양원을 질적 사례연구방법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의 시설임종과 임종 돌봄 서비스를 이해하는 것이다. 시설임종과 임종 돌봄 서비스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인요양시설에서 실행되고 있는 임종 돌봄 서비스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 그리고 시설임종 및 임종 돌봄 서비스에 대한 돌봄 종사자와 보호자의 인식과 태도, 경험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아래와 같은 연구 질문을 통해 접근하였다. 첫째,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임종 돌봄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가? 둘째,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의 임종 돌봄 서비스에 대한 돌봄 종사자들의 인식과 태도는 어떠한가? 셋째,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시설임종과 임종 돌봄 서비스를 받은 보호자들의 경험과 인식은 어떠한가?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첫 번째 임종 돌봄 서비스는 시설에서 제공하는 돌봄 체계(생활 돌봄-임종 돌봄-사별가족 돌봄) 중 하나이다. 임종 돌봄 서비스는 상담, 관찰, 돌봄이라는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생 돌봄-하룻밤 동행-임종 지키기-임종의례-배웅'의 절차로 진행된다. 시설에서는 임종 노인과 그 가족에게 이별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어르신을 주기적으로 세심하게 관찰하고 임종 시각을 예측하려 노력하였다. 임종 돌봄 서비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정서적·영적 돌봄 성격을 지닌 종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B노인요양원의 임종 돌봄 서비스의 핵심 가치는 존중과 동행이다. 임종 돌봄 서비스는 생로병사가 자연현상임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앞둔 어르신의 삶을 긍정하고 존중하는 서비스이며, 죽음에 임박해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임종 어르신과 보호자, 시설 종사자가 그 여정을 함께 동행하는 서비스이다.
두 번째 시설임종과 임종 돌봄 서비스에 대한 돌봄 종사자의 인식과 태도를 확인하였다. B노인요양원의 돌봄 종사자들은 임종 돌봄 서비스를 '인생에서 딱 한 번 있는 일을 도와주는 서비스', '인생의 마무리를 동행하는 서비스', '어르신을 예우하는 서비스', '자연스러운 삶의 마무리를 위한 서비스' 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이들은 임종 노인이 가족 유대 속에서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다.
세 번째 임종과 임종 돌봄 서비스에 대한 보호자들의 경험과 인식을 확인하였다. 보호자들은 시설임종을 '편안한 임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때 '편안한 임종'은 통증이 관리되는 상태에서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임종, 사회적 유대 속에서 맞이하는 임종, 경제적 부담이 적은 임종, 마음의 부담을 정리한 임종의 모습을 띄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인식 관련 연구에서 분석된 "좋은 죽음"의 모습과 가깝다. 때문인지 보호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임종 돌봄 서비스를 '가족에게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이 되는 서비스', '부모님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만들어준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본 연구는 B노인요양원에서 시설임종은 보호자(혹은 어르신)의 선택에 의해 진행된다는 것을 밝혔다. 입소노인이 생애말기에 접어들면 보호자들은 임종 장소와 삶의 마감 방식을 결정한다. 어르신과 보호자들의 가치관을 고려하고, 가족 협의 및 시설 상담의 과정을 거쳐 일부는 자연스러운 마무리를 위해 시설임종을 결정한다. 조용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가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는 임종이 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입소노인과 보호자들이 시설임종을 선택한다. 그리고 시설임종을 선택한 가족들은 자신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시설임종에 만족한 것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