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순수함이 넘쳐나던 목회 초년병 시절에 대형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당시 시대를 이끌고 가던 모범적인 대형교회들이 적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들려오는 교계의 여러 소식들은 대형교회에 부정적이던 필자의 생각을 한층 더 견고히 하였다. 세습과 재정문제, 목회자의 탈선등 크고 작은 대형교회의 그늘이 언론과 성도들에게 회자가 되면서 '대형교회가 죽어야 한국교회가 산다'는 젊은 목회자의 혈기에 가까운 개인적인 확신은 신념으로까지 확대해 갔다. 시스템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대형화된 조직과 체계는 그대로 고수한체 개혁과 갱신을 이야기할 때면 공허한 울림으로 느껴졌고,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변명으로 느껴졌었다.
목사로써 사역의 현장에서 10여년간 여러 다양한 규모와 여건과 상황의 교회들에서 사역을 하면서 실제 현장에서만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음을 깨닫게 되었다. 현장 안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뛰어보아야만 보이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여전히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한 대안을 고민 하고 있지만, 정작 대형교회에 대해서는 표피적으로만 알뿐 제대로 알지 못하고 대형교회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안도 방향성도 없는 비판은 공허하게 느껴졌다.
대형교회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기도하던 중에 수영로교회에서 사역하게 되었다. 복음의 불모지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부산 땅에서 건강한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나간 수영로교회에서의 사역은 소중한 기회였다. 개인적으로 수영로교회는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향한 나의 인식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준 곳이다. 성경적인 건강한 교회가 얼마나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민족과 열방과 세계선교에 귀히 쓰임받을 수 있는지 그 중심에서 생생하게 경험하였다.
필자는 지금도 여전히 각 도시마다 동네마다 건강한 중소형교회가 많이 세워져야 한다고 믿는다. 심각하게 균형이 깨어진 오늘날의 교회(목회) 생태계는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봤을 때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매주 중소형교회의 수많은 성도들이 여러 다양한 이유로 특정 대형교회에 몰려드는 것을 그 현장에서 너무나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중소형교회의 일꾼이었을 그들은 회복되어져야 된다는 명분아래 대형교회 안으로 들어와서는 숨어버리고 어떠한 섬김과 봉사의 자리에도 나아가지 않는다. 그들 중 적지 않은 수는 대형교회가 제공하는 화려한 예배를 콘서트를 즐기듯이 관람만 하는 이들로 전락하며 서서히 영적으로 쇠락해져 가게 된다.
그렇기에 각 도시마다 동네마다 성경적인 건강한 중소형교회가 많이 세워져서 균형잡힌 교회 생태계를 이루어야 한다고 믿는다. 필자의 부르심과 소명과 방향성도 거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과 기도와 성령의 능력이 살아있는 성경적인 건강한 대형교회가 미치는 영향력은 간과할 수 없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자산이라 생각한다.
이 논문을 통해 성령에 사로잡힌 건강한 대형교회가 그 도시의 거점교회로 서있을 때 그 도시의 여러 교회가 얼마나 든든하게 세워지며 또한 건강한 한 교회가 하나님 나라 확장과 전세계에 흩어진 하나님의 교회들을 얼마나 든든하게 세워나가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영로교회의 성장 동력인 '기도(성령)'와 '선교(전도)'를 통해서 건강한 교회 성장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서 부산과 민족과 열방 가운데 어떻게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어져 가고 있는가를 살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