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기경전 및 『청정도론』 등을 근거하여 죽음명상 수행법을 분류한 후 초기불교 관점에서 현대불교의 죽음명상프로그램을 분석하고 관련성에 대해 공통점 및 차이점을 살펴본 문헌연구이다. 이 연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초기경전의 죽음명상에서 사수념, 사상, 아홉 가지 공동묘지 관찰, 통찰지 명상과 『청정도론』 의 사념, 열 가지 부정, 통달지 명상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사수념'은 생명 기능이 끊어진 것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사념'은 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짧은 시간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정진하는 것이다. '사상'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아홉 가지 공동묘지 관찰'과 '열 가지 부정'은 묘지에 버려진 시체가 부패하여 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자신도 그와 같이 될 것이라고 사유하는 명상수행이다. '통찰지'와 '통달지'는 늙음과 죽음의 괴로움이 생기고 사라지는 무상함에 대해 통찰하거나 모든 물질은 과거의 것이든 현재의 것이든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라고 구분하는 수행이다.
둘째, 현대불교의 죽음명상으로 '자아초월을 위한 죽음명상'과 '삶과 죽음을 위한 통찰명상', '죽음 알아차림 기반 죽음교육프로그램', '죽음에 대한 명상과 수면수행'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의 종류와 명상방법, 성격 및 특징들을 살펴보고 초기불교의 죽음명상과의 관련성에 대해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셋째, 현대불교의 죽음명상프로그램들은 초기불교의 명상에서와 달리 깨달음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있으나 사수념과 사념, 사상 그리고 통찰지와 통달지 명상을 적용하거나 응용하는 등의 관련성을 보였다. 그러나 '아홉 가지 공동묘지 관찰'과 '열 가지 부정'에 관련된 명상은 현대불교의 죽음명상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가상 인물 상상하기, 바르도 체험, 호흡을 이용하기, 죽음 교육과 근사체험 그리고 시청각 교육 및 토론 포함, 잠과 꿈으로 바르도 경험하기는 초기불교의 명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현대불교의 죽음명상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쉬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에게 삶과 죽음을 바라보게 하는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초기불교의 가르침인 죽음명상은 앞으로도 계승 유지되어 '대중들의 삶과 죽음'에 동참해야 한다. 현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며 나아가 전통과 현대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현대의 죽음명상은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불교의 죽음명상은 모든 갈애의 원인이 되는 재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름길로 인식되었으며 수행자들이 이 명상법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 열반을 획득하였다. 그러나 현대의 죽음명상은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각함으로써 남아있는 삶을 더 잘 살아내는 것과 죽음의 공포에서 편안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계점이 보인다.
현대불교의 죽음명상은 상담학, 심리학, 의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오랜 세월 대중들의 '삶과 죽음'에서 토양이 되어온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이제 죽음명상과 죽음교육이라는 명제로 다시금 대중들의 삶에 용해되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어떻게 안내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