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는 21세기로 접어들면서 가장 역동적인 국제관계의 전개가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를 하나로 연결하고, 유라시아 및 아시아와 태평양의 가교역할을 하는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서 중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동아시아 철도협력은 단지 철도연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위상 또한 드높일 수 있게 되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이니셔티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철도협력은 오랜 시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교착상태에 머물러 왔다. EU의 경우도 초기 통합과정에서 수십 년간 교착상태를 지속하며 각 국가별로 독립적인 철도정책을 수립해 왔다. EU의 여타 분야보다 비교적 통합속도가 진전이 더뎠던 EU의 철도 정책의 통합 계기가 되었던 다자간 협력 프로세스에 대한 연구는 향후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축의 위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본다.
그간의 대부분의 동북아 혹은 동아시아 관련 다자간 철도협력 연구 내용은 국가 간 외교 관계 및 정책, 법적·제도적 측면 등에 대한 분석 및 개선방향 검토에 대한 부분보다 철도협력 구축의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된 경향이 있었다. 상이한 국가 간 철도체계의 표준화 등 기술 연구는 지속적으로 다자간 협력해야할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이에 대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평화와 번영을 기반으로 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에 대한 다자간 협력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야할 필요성이 있다. 즉, 다자간 상호작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교착상태를 원만한 상호간 타협, 합의로 이끄는 협력 프로세스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일반적인 집합적 형태로 일컫는 조직, 집단, 단체(Group, Organization, Association, Society, Party)등의 공동체(Community)로 논하고자 한다. 다자간 철도협력의 상호작용에 관한 분석틀을 통해 EU의 철도협력과 동아시아 철도협력 상호작용 방식과 협력 프로세스 유형을 구분하고자 한다. 이 분석틀은 국가 간 관여강도의 주관성과 미래 공동이익에 대한 기대감의 강도에 따라 담론 경쟁형 상호작용, 비경쟁형 상호작용, 무반응적 상호작용, 이익 경쟁형 상호작용 4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다자간 상호작용 방식이 이해 관계자간 상호 원만한 타협점인 이익과 담론 수렴 지점으로 이동하는 유형에 따라 3개의 프로세스로 구분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다자간 협력 프로세스 중 촉진 및 조정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총 5장으로 구성되었고.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전개된다. 2장에서는 다자간 협력의 상호작용에 대한 분석틀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방식과 프로세스를 보여준다. 2장에서 제시한 분석틀에 준거하여, 3장과 4장에서는 각 유형을 설명할 수 있는 EU와 동아시아 철도협력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조정 프로세스와 촉진 프로세스에 대한 논지를 전개한다.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본 연구가 입증한 점과 향후 더 연구해야할 사항 및 학문적 기여를 평가하는 것으로 갈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