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미얀마를 중심으로 현대의 스승들에 의하여 대중화된 위빠사나의 흐름을 고찰하고, 마하시와 고엔카 위빠사나의 기본 원리와 수행법을 자세히 살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고자 하는 연구이다.
'있는 그대로 보다'라는 의미의 위빠사나 명상은 2500여 년 전 고타마 부처님에 의해 발견되었다. 현대의 스승들은 『대념처경』에 근거를 두고 위빠사나를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화하였으며 위빠사나는 점차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위빠사나는 단순히 명상의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아니라 법의 본질을 체험적으로 습득하는 기법으로 현대 미얀마에서는 마하시 전통과 고엔카 전통 위빠사나가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마하시 전통 위빠사나 수행은 좌선과 행선을 기본적인 수행자세로 한다. 좌선은 호흡에 동반된 복부의 움직임을 주 관찰 대상으로 하고 행선은 걷는 동작과 함께 발바닥과 발등의 감각을 주 관찰대상으로 한다. 객관적 언어로 '언어 확인'을 하고, 몸을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 요소들의 실제 성품을 관찰하며 사념처 수행을 한다.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의 몸과 마음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현재의 순간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무상·고·무아를 체험하며 도(道)와 과(果)의 성취를 위해 나아간다.
고엔카 전통 위빠사나 수행은 10일간의 집중수행 동안 5계를 중심으로 한 계율과 '거룩한 침묵' 등의 규율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한다. 좌선을 기본자세로 하고, 처음 3일간은 자연스러운 호흡과 함께 코와 콧구멍 주변의 미세한 감각을 관찰하면서 집중력을 기른다. 몸의 감각 알아차림에 집중하는 7일 동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의 모든 감각을 빠짐없이 관찰하기를 강조한다. 실제적 감각 경험에 의한 참된 지혜를 계발하고, 무상·고·무아와 연기 등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며, 평정심을 가지고 상카라를 제거해 나간다. 언어화와 시각화를 하지 않으며 포기, 평정심, 보시 등의 10가지 공덕을 완성해 나간다. 정화된 마음의 공덕을 모든 존재와 함께 나누는 자비 명상으로 수행을 마무리한다.
마하시와 고엔카 위빠사나 수행법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붓다의 가르침을 근거로 하는 정통성을 가지고 있고 사념처(四念處)와 팔정도(八正道) 수행을 통하여 무상, 고, 무아 등 보편적 진리를 이해하고자 한다. 사마타 수행을 선행하지 않고 바로 위빠사나 수행을 행하는 것으로 집중과 관찰을 동시에 추구하며 통찰지혜를 계발한다, 기본 원리와 수행법이 체계화되어 있고, 관찰 대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주기적인 법문과 강의, 세세한 개인지도 등으로 수행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수행에 참가하는 비용이나 숙식비는 모두 자발적인 보시로 운영되고 있다.
마하시와 고엔카 위빠사나 수행법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마하시 전통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대상을 모두 관찰하고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사념처(四念處) 수행을 하나, 고엔카 전통은 몸의 감각을 중심으로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념처(受念處) 수행을 한다. 마하시 전통은 좌선과 행선의 시간을 균등하게 배분하나 고엔카 전통은 좌선을 위주로 한다. 마하시 전통은 복부, 발등, 발바닥이 주 관찰 대상이고 고엔카 전통은 코 주변의 좁은 영역, 온 몸의 감각이 주 관찰 대상이 된다. 마하시 전통은 '언어 확인'으로 자기의 알아차림을 명확히 하지만 고엔카 전통은 언어화와 시각화를 금한다. 마하시 전통은 사대의 실제 성품을 보는 것에 집중하나, 고엔카 전통은 몸의 모든 감각에 대하여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을 강조한다. 고엔카 위빠사나는 모든 종파에 개방적이어서 종교적인 어떠한 의식이나 의례, 특정한 형식들을 요구하거나 허용하지 않는다.
마하시와 고엔카 위빠사나는 실제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의 길을 제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경전에 제시된 수행의 이익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안내하는 더없이 반가운 가르침이라 하겠다. 앞으로, 마하시와 고엔카 전통 위빠사나의 수행 사례와 마음치유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