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소장 아카이브는 미술활동의 과정에서 생산된 개인 및 기관과 관련한 영구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록물이다.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는 미적·감상적 가치를 지니는 미술 작품을 제외한 작가나 평론가 등의 작가노트, 메모, 드로잉, 전시인쇄물과 미술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주요 정책과 현안이 담긴 문서, 시청각자료를 포함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포괄하는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는 정보적, 증거적 가치를 지니는 기록물로 미술관 및 미술사 연구를 지원하고 정립한다.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체계적 구축과 활용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기술요소를 정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개별자료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그 자료의 생산 맥락을 제공하면서 검색의 유용한 도구를 마련하여 이용자들이 쉽게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국내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경우 건 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단편적인 정보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 기록이 가진 속성 가운데 구조와 맥락의 요소가 유지되지 못한 채 관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계층적 기술을 지원하여 생산맥락의 유지와 효과적인 활용을 도모할 수 있는 미술 아카이브의 기술요소를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 아카이브는 개인의 기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매체와 형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기술요소를 제안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 문헌연구를 통해 미술 아카이브의 정의와 특성을 살펴보고 국제기록관리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Archives, ICA)에서 제정한 국제표준 기록물 기술규칙(General International Standard Archival Description, ISAD(G)) 2판의 기술영역과 요소를 기준으로 영국의 보존기록 기술규칙(Manual of Archival Description, MAD) 3판, 미국의 보존기록 기술규칙(Describing Archives: A Component Standard, DACS) 2판, 캐나다 보존기록 기술규칙(Rules for Archival Description, RAD) 개정판, 한국의 국가기록원에서 제정한 영구기록물 기술규칙(Archival Description Rules, NAK/S 14:2011) 2판을 살펴보았다. 둘째, 미술 아카이브를 지속적으로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는 국외 미술 관련 기관 4곳, 미국의 게티 미술연구소(Getty Research Institutes), 모마 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영국의 테이트(TATE), 캐나다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Canada, NGC)과 국내 미술 관련 기관 2곳, 국립현대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의 기술요소에 관한 사례조사를 진행하였다. 셋째, 사례분석과 동시에 국내·외 6곳 미술관에서 미술 아카이브의 실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 4명과 면대면 심층 인터뷰 혹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통적인 기술요소와 특화된 기술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ISAD(G)의 7개 기술영역과 기술요소를 기준으로 하여 보존기록 기술표준 4개와 미술관 6곳의 기술요소를 비교 분석하였고 미술 아카이브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적인 기술요소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상에서 분석된 내용을 바탕으로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기술요소를 제안하였다. 제안된 기술요소는 ISAD(G)에서 제안하고 있는 식별영역, 배경영역, 내용과 구조 영역, 열람과 이용조건 영역, 연관자료 영역, 주기영역, 기술통제 영역의 7개 영역을 기준으로 하여 컬렉션, 시리즈, 파일 또는 아이템 계층에 맞는 각각의 기술요소를 설정하였다. 기술요소는 컬렉션 계층에서 27개, 시리즈 계층에서 29개, 아이템 계층에서 33개로 제안하였다. 또한 필수요소를 지정하였으며 이는 참조코드, 제목, 생산연도, 기술계층, 기술단위의 규모와 매체유형, 수량, 생산자명, 범위와 내용을 포함한다.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기술요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식별영역은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식별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을 기술하는 것으로 참조코드, 제목, 생산연도, 기술계층, 기술단위의 규모와 매체, 수장고명과 위치, 이미지, 유형, 수량을 제안하였다. 식별영역에서는 자료의 보관 위치 및 미술 아카이브의 다양한 형식을 세분화하여 기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배경영역은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생산자에 관한 내용과 이력에 대해 기술하는 것으로 생산자명, 수집/인수 직전의 출처, 기록관리 이력, 행정연혁/개인이력으로 구성하였다.
셋째, 내용과 구조 영역은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범위와 구조 및 내용에 대한 정보를 기술하는 것으로 범위와 내용, 기술, 추가이관, 정리체계, 색인어로 구성하였다. 이 가운데 효과적인 검색을 위한 색인어를 추가적으로 기술하여 미술 아카이브의 열람 및 서비스 등의 활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접근과 이용조건 영역은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의 법적 상태나 접근과 이용에 관한 정보를 기술하는 것으로 접근조건, 재생산 조건, 언어와 자체, 물리적 특성과 기술적 요구사항, 매체 속성, 디지털, 검색도구로 구성하였다. 이 가운데 매체 속성을 통해 미술 아카이브의 다양한 유형과 형식이 기술될 수 있도록 하였고 디지털 기술요소를 통해 미술 아카이브 서비스, 출판, 전시 등의 활용적인 측면을 강조하였다.
다섯째, 관련자료 영역은 미술관 아카이브와 관련한 기록에 대한 정보를 기술하는 것으로 관련 기술 단위/관련 정보원, 원본과 사본의 존재와 위치, 디지털컬렉션으로 구성하였다.
여섯째, 주기영역은 다른 기술요소에서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나 추가적인 설명을 기술하는 것으로 출판주기, 전시주기, 대여주기, 보존주기, 주기로 구성하였다. 주기영역을 보존기록 기술표준 보다 구체화함으로서 미술 아카이브 구축과 활용 및 처리과정 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곱째, 기술통제 영역은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를 기술한 아키비스트에 대한 정보를 기술하는 것으로 아키비스트 주기, 규칙과 협약, 기술일자, 기술 수정근거와 사유로 구성하였다. 이 가운데 수정근거와 사유의 경우, 미술 아카이브의 기술 수정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 기술요소는 기록관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온 국가들의 표준뿐만 아니라 이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국내·외 미술관들의 지침에 근거하였으므로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 기술 표준을 선정할 때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미술관 소장 아카이브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활용하기 위하여 기록학계, 미술사학계 등의 학제간의 지속적인 연구와 그에 따른 기술표준 제정 작업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