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크로스오버 음악이 클래식 음악 장르 대중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TV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팬텀싱어〉는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을 가로지르는 크로스오버 음악을 표방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대중음악 마케팅 방법을 이용하였으나, 많은 클래식 음악가의 출연으로 클래식 음악 대중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클래식 음악은 대중음악 마케팅 방법을 차용하여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두 음악 장르 사이에 '상징적 경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른 연구 문제는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클래식 음악 대중화는 무엇이며, 〈팬텀싱어〉는 클래식 음악 대중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둘째, 클래식 음악은 대중화를 위하여 어떠한 마케팅 방법을 시도하고 있고, 그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셋째,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 두 장르 간에는 아직 상징적 경계가 존재하는가?
연구 분석을 위하여 클래식 음악 전문가(전공자) 4명, 전문가의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하여 특수한 전문 지식을 갖춘 준전문가 4명, 비전문가(비전공자) 4명을 대상으로 2017년 8월 2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약 3개월간 준표준화 면접법으로 심층 면접을 시행하였다. 면접대상자들의 면접 내용과 〈팬텀싱어〉 심사위원 심사평, 〈팬텀싱어〉 시청자 댓글을 내용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클래식 음악 대중화는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대중화가 실현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현시점에서 TV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등장은 큰 의미를 가지며, 〈팬텀싱어〉에는 클래식 음악가가 등장하고, 그들이 대중음악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이끄는 등 클래식 음악 대중화에 영향을 다양한 방법으로 미쳤다고 판단한다.
둘째, 클래식 음악은 대중화를 위하여 대중음악이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을 차용한다. 대중음악은 남녀를 가릴 것 없이 성(性)을 상품화하여 대중음악 아이돌 가수 등을 홍보하는데,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길거리에서 연주하거나, 다양한 이벤트를 곁들인 공연을 기획하고, 대중음악 아이돌처럼 굿즈를 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클래식 음악 대중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 음악 교육 또한 클래식 음악 대중화를 위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는데, 부모가 클래식 음악을 선호하는 '취향'이 그 자녀에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음악을 어릴 때부터 교육으로 접하여 잠재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클래식이 대중화를 위하여 대중음악 마케팅 방법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 간에는 여전히 벽으로 느껴지는 '상징적 경계'가 존재한다. 특히, 〈팬텀싱어〉 심사위원 심사평에서는 의사소통적 차원으로 상징적 경계가 적용된다. 면접대상자들과 〈팬텀싱어〉 시청자 댓글을 내용 분석한 결과 역시 두 장르 간 '경계'를 나타내며, 음악 장르를 구분짓는다.
앞으로 클래식 음악이 대중화를 위하여 나아갈 방향으로 클래식 음악 교육과 마케팅 등이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더욱 넓은 차원으로는 문화 정책 측면에서도 클래식 음악(순수예술)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여 주었다.
본 연구는 방송과 문화예술계에서 처음 시도한 크로스오버 오디션 프로그램을 주제로 기존의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문화자본의 개념을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하여 문화자본과 여러 음악 장르 관계에 대한 분석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