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외상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이 비극적인 일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인 외상 후 성장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자비가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밝히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연결하는 인지적 변인들인 침습적 반추와 성찰적 반추의 이중매개효과 및 자기자비의 조절된 매개효과를 검증하고자 했다.
서울, 경기도, 경상도, 충청도 등에 거주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외상경험질문지, 한국판 사건충격척도, 한국판 사건관련반추 척도, 외상 후 성장 척도, 한국판 자기자비 척도를 사용하여 설문을 실시하였고, 외상사건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응답한 622명의 자료를 SPSS 21.0,PROCESS macro Model 6, Mplus 7.0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상 후 스트레스는 침습적 반추와 성찰적 반추를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외상 후 성장에 도달하는 이중매개효과가 검증됨으로써, 외상 스트레스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인지과정이 매개역할을 할 것이라는 선행연구 결과를 반복검증 하였다. 둘째, 외상후 스트레스가 침습적 반추 및 성찰적 반추를 경유하여 외상 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자기자비의 값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자기자비의 조절된 매개효과가 검증되었다. 특히 자기자비의 부정적인 요인(자기판단, 고립, 과잉동일시)이 성찰적 반추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조절하여 외상 후 스트레스와 외상 후 성장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자기자비가 외상 후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외상의 고통에 대한 자기판단, 고립, 과동일시에 대한 반응을 줄임으로써 성찰적 반추를 강화하여 외상 후 성장의 수준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외상 경험자들에 대한 자기자비의 적용은 자기판단, 고립, 과동일시에 대한 반응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 연구의 의의는 외상 후 성장의 이론적 모형을 외상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그 구체적인 경로를 실증적으로 검증 했다는데 있다. 또한 외상후 성장을 위한 인지과정에서 자기자비가 두 반추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밝힘으로써 외상 경험자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자기자비 적용 및 자기자비에 기반한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자기자비의 요인구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기자비가 기존 이론과 달리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의 이차원 구성개념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향후 자기자비 척도의 추가적인 타당화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이 연구의 제한점으로, 외상 후 성장 연구는 외상 기억의 회상에 의존한 자기보고식 평가를 통해 이루어졌으므로 편향과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시간적 변화를 포함하여 편향을 보완한 연구설계 및 외상 표적 집단에 대한 시계열 분석으로 횡단연구의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외상 후 성장의 종착점이 심리적 안녕감과 삶의 만족감에 있다면 외상 후 성장을 증진시키는 집단 프로그램의 개발 및 그 치료적 요인을 밝히는 실험설계의 연구가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