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중심으로 교회력에 따라 탄생, 공생애, 십자가의 고난과 죽으심, 부활과 승천, 성령강림, 재림의 역사를 재현해 간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큐티는 본문의 연속성을 강조한 나머지 교회력과 절기를 너무나 쉽게 간과해 버리고 말았다. 성도들은 매일 매일 말씀을 묵상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교회력과는 전혀 무관한 말씀을 묵상한다. 이는 자칫 성도들이 신학적인 방향성을 잃고 지루함의 늪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큐티를 통한 말씀묵상 방식은 성경을 현존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대면하기보다는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적, 분석적인 경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성서정과를 활용한 사순절 말씀묵상(렉티오 디비나) 교재를 통해 잊혀져가는 사순절의 의미를 회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사를 중심으로 한 말씀묵상과 분명한 신학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울러 렉티오 디비나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경험하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성서정과를 활용한 사순절 말씀묵상(렉티오 디비나) 교재는 개인적인 경건의 시간과 공동체 예배를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성도들은 주일예배와 설교를 통해 선포된 말씀과 동일한 본문을 가지고 한 주를 살아가게 된다. 이로써 개인적인 말씀묵상이 가져오는 자의적인 성경해석의 오류를 최대한 줄여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개정공동성서정과 사순절 A년도에 국한하고 있지만, 성도들이 계속해서 성서정과를 활용한 말씀묵상을 이어 간다면, 삶의 현장에서 예수그리스도의 구속의 역사를 재현해 내고 그리스도의 삶을 따라가는 진정한 제자로 세워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