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융의 분석심리학의 그림자(콤플렉스)와 이동식의 도정신치료의 핵심감정을 비교하여 그림자 해소에 따르는 자기실현의 과정과 그 의미를 조사하고 도정신치료에서의 핵심감정을 벗어난 상태 즉 깨달음의 과정과 내용을 비교한 것이다.
융의 분석심리학은 경험과학의 심리학으로 융 자신이 스스로 조사 관찰한 현상을 중심으로 기술된 반면 이동식의 도정신치료는 동양철학과 불교의 오랜 정신적 전통을 이어받은 그 맥락에서 본인이 정신치료 임상에서 깨우친 핵심감정의 처리라는 현실적인 면을 강조하는 치료의 방편이다.
융의 분석심리학은 한 마디로 무의식의 자기실현, 그 중에서도 집단무의식 안에 있는 자기의 실현을 중심으로 꿈과 상징해석 신화와 연금술 등 집단무의식이 표현되어 나오는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인간정신의 중심을 알고자 하는 것인 반면, 이동식의 도정신치료는 인간의 근본 문제가 사랑과 미움에서 나온다는 불교의 주장을 수용하여 어릴 적에 부모 등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오랫동안 받아 온 좋지 않은 감정, 특히 적개심을 인간관계와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는 본인은 알지 못하는 핵심감정을 아픈 자가 잘 알 수 있도록 치료자가 그 깨달음에 적극 참여 하는 것이다.
또한 융의 정신치료는 자기가 보내오는 상징 특히 꿈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자기의 뜻을 폭넓게 해석하여 자아에게 가르쳐 줌으로서 자아의 지평을 늘리고 자아가 점점 자기에게로 다가서는 것을 정신건강으로 여기고 있다면, 이동식의 도정신치료에서는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해서 환자보다는 치료자 자신의 정신건강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이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 즉 역전이가 없는 보살이라는 이상적인 상태로 나아가는 치료자를 만들고자 함에 있는 것이다. 보살이란 자비심이 가득 찬 존재를 말한다.
융과 이동식 두 사람 다 근본적인 인간 정신치료에서는 치료자의 인격이 결정적인 요소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결국 이상적인 치료자란 융의 입장에서는 자기실현 즉 개성화 된 존재이고 이동식의 입장에서는 깨달음을 이룩한 보살이다.
융과 이동식 둘 다 정신 전문의로 환자를 치유하는 자로서 감정 장애가 정신병을 이룬다는 점에서(콤플렉스와 핵심감정)는 같지만 그것을 해소하는 방편은 다르다. 그러나 통찰치료에서는 두 사람의 치료방법은 같다.
융은 자기실현한 자의 모양이 어떤지 확실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런 자가 자비심이 가득 한 자라면 두 사상은 서로 보완적인 면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