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인천여성회 활동을 젠더생활정치 개념으로 재해석하여 지역여성운동의 현재적 의미와 확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역운동, 풀뿌리 운동에서 나타난 생활정치의 발전과정에 대한 검토와 페미니스트 정치에 대한 연구, 낸시 프레이저(2010)의 삼차원적 정의론에 기초하여 젠더생활정치를 개념화 한 후, 인천여성회 활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여성운동의 지속가능을 위한 실천적 과제를 재구성한다.
한국 사회에서 생활정치는 중앙정치, 거시정치와 구분되는 지역정치, 미시정치로 인식된다. 이는 공사영역의 분리처럼 근대 이분법에 근거한 것이다.
위계화 된 이분법은 지역운동, 마을공동체 활동 안에도 작동한다. 생활정치의 젠더생활정치로의 재개념화는 지역운동, 마을공동체 활동을 여성주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인 인천여성회는 본부와 지부, 부설기관으로 구성된 지역여성운동단체이다. 인천여성회는 배움·소통의 성평등 공동체로 삶터에서 일터에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는 사명선언을 실현하기 위해 인천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독자조직이다.
젠더생활정치 개념으로 인천여성회 활동을 재해석하는 과정은 세 가지 활동 영역으로 구성된다.
첫째, 인천여성회가 진행한 여성주의 교육활동, 지역공동체 활성화 과정을 여성의 문화적 인정을 위한 활동으로 분석하고, 광역-지역-마을 활동을 전개하는 인천여성회의 활동구조 속에서 여성공동체와 여성주의 공동체의 공존과 더불어 경계 넘기를 하는 인천여성회의 현재적 의미를 검토한다.
두 번째로 인천여성회의 지역공동체 활동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활동이 젠더 이분법 강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재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개념의 재구성과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젠더생활정치의 세 번째 영역인 정치적 대표의 문제에 있어서는 제도정치에 진입하는 것만이 여성정치세력화가 아니기에 지역여성 당사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정책화, 정치화 한 활동 과정을 분석한다. 국내 사례로는 부산여성회 사례를, 해외 사례로는 일본의 생활자 네트워크와 여성주의자들의 세력화의 모델인 스웨덴의 페미니스트 정당 FI 사례를 통해 사회권력과 제도 권력의 선순환의 의미도 살펴본다.
젠더생활정치 실현의 과정은 제도정치와 생활정치의 구분 짓기, 지역활동의 젠더 이분법을 끊어내는 것이다. 이는 성차별주의 종식과 같은 것이다. 젠더생활정치는 차별에 반대하는 여성주의 지역운동이다.
젠더생활정치 개념으로 인천여성회 활동을 재해석하는 과정은 지역여성운동의 의미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개념 정의를 넘어 실제 실행계획을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본 연구는 지역여성운동 확장 방안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그동안 개념화되지 않았던 젠더생활정치가 지역여성운동의 의미를 해석하는 틀로 제시되는 것이다. '엄마'인 여성만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젠더생활정치의 주체이다. 젠더생활정치를 실현하는 것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실현하는 것이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공모를 깨는 과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