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는 여성혐오를 넘어 성평등으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며 사회 곳곳에서 성평등 의제가 논의되고 다루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사회 노동운동을 이끌고 있는 양대 축의 하나인 민주노총에서 3년 동안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성평등 교육을 진행해 온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7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조직된 민주노총에서 성평등 의제를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조합원의 의식변화와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실천을 할 수 있다면 그 영향력은 대단히 클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노동조합에서 이루어지는 성평등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3년간 진행된 민주노총 성평등 강사단 교육을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관점에서 분석 정리함으로써 성평등 강사단 교육의 성과와 한계, 방안을 정리하였다.
연구 결과 성평등 강사단 교육은 민주노총에서 성평등 전략을 실현하는 정치적 기획이자 매개체이며 이러한 전략을 실현해 가기 위한 활동가들의 다양한 실천이 있었다. 성평등 강사단 교육은 '변화와 실천지향적인 가르침'이라는 페미니스트 페다고지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 잘 발휘되고 있다. 또한 '힘 갖추기' 측면에서 강사단 네트워크와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통한 사후관리 시스템을 유지 운영하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의 상호 배움의 관점에서 보면 지나친 강사의존성과 지식전달 중심의 교육방법으로 교육장 안에서 상호 배움과 역동을 만들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성평등 강사단 교육의 이러한 성과와 한계에 주목하고 효과적인 여성주의 교육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지나친 강사의존성과 전달 중심의 교육방법을 극복하고 상호 배움의 교육과정이 되어야 한다.
둘째, 사후관리 시스템 마련과 운영을 위한 추진인력의 보강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 참여 기회의 보장과 확대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어려운' 페미니즘이 아니라 '소통 가능한 페미니즘'을 위한 강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섯째, 적극적인 제도 활용이 요구된다.
본 연구의 의의는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관점으로 노동조합에서 이루어지는 성평등 교육을 분석하고 연구한 점이다. 노동교육에 관한 선행 연구는 젠더관점이 부재했고, 기존 페미니스트 페다고지 연구들은 여성단체와 정부 주도의 양성평등 교육, 교육학 이론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젠더 관점을 가지고 노동조합 성평등 교육을 분석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 또한 구체적이고 생생한 연구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한 이번 연구는 노동조합에서 여성주의 가치를 실현하고 현장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운동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