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지난 2016년 10월과 2017년 6월에 발생한 조류독감(Avian Influenza)에 대한 연구이다. 조류독감은 닭 또는 오리 등과 같은 조류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호흡기 질환이고 인간에게 전염될 확률은 낮지만 일단 전염되면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2006년, 2014년 1월, 2015년 2월, 2016년11월과 2017년 6월에 발생되었고 2014년, 2016년, 2017년에 스탠드스틸(이동중지)를 발령했다. 조류독감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구제역관리 체계의 문제점들이 드러났으며 수많은 논란거리 및 정잼이 이슈화 되었다.
본 연구는 2014년에 발생한 조류독감 정책을 근거하여 Birkland의 초점사건관련 정책학습모형을 통해 2016년 11월과 2017년 6월의 조류독감 전개과정을 분석하였고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정책변동모형에 의하면 2016년 11월 조류독감은 집단동원에서 아이디어 논쟁으로 이어가질 못했다. 조류독감은 관심집중사건이고 전국적으로 의제에 관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초등대응 실패와 부적절한 대응이 집단동원에서 학습이 전혀없는 결과를 야기했다. 반면 2017년 2월의 조류독감은 초기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정책으로 인해 한 달여만에 종식시킬 수 있었고 수단적, 사회적학습단계까지 진행하여 정책변화와 의제설정에 영향을 주었다. 이와 같이 동일한 초점사건의 상이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정책변동은 정책의사결정자들이 위기라고 느끼더라도 정책을 추진체계를 구성하는 집행자의 위기의식에 따라 정책변동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2016년 11월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초등대응을 안일하게 하여 사망자 및 감염자 수가 급속도록 증가한 후에 비로소 위기라 판단했고, 이는 정책학습모형단계 중 집단동원에 이르러 더 이상 학습을 진행하지 못했으며 그로인한 정책변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사건발생 익일 후에 총리실 주재로 컨트롤 타워를 구상하고 '심각'단계로 조류독감을 관리하여 한 달 안에 종결되었는데 이는 정책집행자의 정책학습으로 인해 적절한 위기시점을 신속히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과거에 발생된 초점사건에 대한 경험은 정책결정권자나 국민들에게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국민들은 이전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많고 다양한 정책들이 우후죽순으로 제안되어 발의되지만 실제 적용시점은 이미 사건이 종결되거나 또는 쓸모없게 되어 자동 폐기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2017년 사례에서는 과거와 같은 결론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이 정부대응에 집중하게 되었고 따라서 정부는 동일한 사태 및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정책학습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Birkland의 초점사건의 정책변동 모형이 재난 위기 등과 관련된 정책분야에서 유용성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동안 자연적, 인적, 사회적 재난 그리고 대형참사와 같은 유사한 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음에도 이에 대한 대응은 미흡했다. 이는 과거로부터 정책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정부가 이전 재난을 경험했음에도 충분한 학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향후 발생할 재난에 대해 미흡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다. 미흡한 방역대책은 국민의 불안과 염려를 불러일으키고 국가신뢰는 물론 국가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조류독감 정책학습모형을 통하여 사건이 발생하고 쟁점화하여 정책영역에서 공공의제로 나아가 아이디어토론 과정을 거쳐 정책변동 및 정책학습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발생할 재난, 방역정책의 유용한 선행연구로써의 기능을 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재난, 위기와 같은 초점사건 관련 정책이 Birkland의 정책학습모형으로 설명되어 지고 정책학습을 통해 정책변동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조류독감 사례를 통해 확인하고자 하고, 조류독감 정책과정 분석을 통해 초점사건의 각 요소들이 상호간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