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놀이터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점차 줄어들자 그 대안으로 등장하였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에 고정적인 놀이공간이 생기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미국에서 1950년대 등장한 산업화·규격화된 놀이터를 일본을 통해 그대로 받아들여 적용시킨 결과이다. 지금의 놀이터는 1960년대부터 어린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만들어진 획일적인 형태의 놀이터가 고착화된 것이다. 더구나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입시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사교육의 영역이 급격하게 확장되면서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부모들은 유용성의 측면에서 가시적으로 성과가 드러날 수 있는 입시교육에 몰두하다보니 놀이는 교육과 대조되는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생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놀이 활동을 제한하고 안전을 위해 어린이들의 자율적인 활동들을 통제하였다. 결국 도시에서의 사회적 인식과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방치되어 어린이놀이터가 가지고 있는 목적이나 그 본질을 상실하고 공공성의 혼란을 초래하였다.
놀이는 어린이들의 자유로운 상태와 자발적 활동을 전제로 한다. 어린이들은 이러한 놀이 활동을 통해 사회를 경험하고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며 창의성이나 상상력을 키워나간다. 어린이놀이터는 그러한 활동을 실현하는 장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놀이터가 이러한 공공적 기능을 상실하게 된 주요원인은 어린이, 놀이, 놀이터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놀이터를 단순히 놀이시설로만 바라보는 행정기관 등 놀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악순환적인 구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의 폐해는 고스란히 어린이들의 삶으로 돌아가 그들의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어린이놀이터를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고찰하고 이를 커뮤니티 아트를 통해 풀어나가고자 하였다. 커뮤니티 아트는 예술 활동에 커뮤니티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상호간의 다양한 의사소통을 통해 사회적 관계들을 만들고, 풀어나가는 과정이자 예술적 활동이다. 또한 커뮤니티 아트의 세 가지 기능인 관계성, 생산성, 공공성이 어린이놀이터와 결합했을 때 다양한 가치들이 창출될 수 있다. 어린이놀이터는 놀이시설이 중심이 된 완성형이 아닌 어린이들의 놀이 활동으로 채워나가는 과정형의 모습이어야 한다. 그 공간에서는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기획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실험할 수 있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일상적인 놀이 활동이 가능해야한다. 이러한 유형의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파편화된 관계를 다시 결합시키고 주어진 놀이기구를 이용만 하는 소비위주의 놀이터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최근 들어 획일적인 어린이놀이터 메커니즘의 전환을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실험적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어린이놀이터 관련 사업이 하드웨어적인 사업에서 지역공동체와 주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중심의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놀이터의 혁신을 위해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어린이놀이터의 사례와 그에 접목하고자 하는 커뮤니티 아트 사례, 커뮤니티 아트형 어린이놀이터 사례를 분석하여 공공 어린이놀이터의 바람직한 활성화 방향을 모색하였다.
어린이놀이터에서 커뮤니티 아트 활동의 일상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어린이, 놀이, 놀이터에 대한 편향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구조적인 측면에서 놀이터와 관련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의 행정기관, 놀이기구 업체,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갑을관계, 불통·불신관계에서 벗어나 행정기관, 시민사회, 예술가의 소통과 협업이 이루어지고 지원의 구조가 구축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변화가 기반이 되어야 커뮤니티 아트 활동이 놀이터에서 일상적 삶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놀이터가 어린이들의 일상 속에서 주체적으로 놀 수 있는 장소로 발전했을 때 각 지역의 놀이터가 활성화 될 수 있으며 어린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