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고(法鼓)는 본래 북으로 산스크리트어로 bheri이다. 크기나 형태에 따라 여러 명칭이 있지만 홍고(弘鼓)라고도 불렸다. 현재 법고는 불전사물(佛殿四物) 가운데 하나로 아침·저녁 예불을 알리거나, 범패 등 각종 의식 때 사용하며 북소리는 축생을 구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고좌(法鼓座)는 법고를 받치는 하부 구조물이다. 구조는 위에서부터 법고받침-간주목-하부받침이고 하부 받침이 사자 모양으로 표현된 경우 사자형 법고좌라 한다.
법고는 경전에서도 찾아 볼 수 있으며 그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불교의 성쇠(盛衰)이고, 둘째 불법 또는 설법이며, 마지막으로 범음구(梵音具)이다. 본래 범음구인 법고가 불교의 성쇠나 불법 및 설법을 뜻하는 점은 다른 범음구들 보다 불구(佛具)로서 의미가 이른 시기에 성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전하는 축생 구제의 의미는 경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어느 시점인가 법고의 의미가 불법이나 설법을 의미하다가 축생 구제로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법고가 등장하는 기록은 16세기 사명대사 유정이 쓴 『보경사 금당탑기』와 『조선왕조실록』이 있다. 『보경사 금당탑기』에서는 법고를 종·운판·경 쇠와 함께 경내에 구비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반해 『조선왕조실록』에서는 나라 안의 여러 절에서 법고를 사용한 점과 세조-성종 연간에 6차례에 걸쳐 경전 및 불교 서적과 함께 법고가 하사품으로 일본을 비롯한 몇몇 나라로 보내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통해 적어도 조선시대에는 법고가 의례용 불구 가운데 하나로 분명하게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법고 대부분이 조선 후기에서 근대 작품으로 그 이전 작품은 찾아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오랜 시간을 견디기 힘든 가죽이나 목재로 제작한 점과 잦은 전란으로 인한 소실이다.
임란이후 즉 조선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법고 및 법고좌 가운데 법고와 법고좌가 한 조인 18기는 법고의 표현에 있어서 지역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면 가죽을 고정하는 못 모양 및 고정 방식의 경우, 처음 제작한 이후 수리를 한 사례가 있어 형식이나 특징을 찾기에 모호한 점이 있다. 다음으로 법고를 만드는 방식에서 나무를 통으로 이용한 경우와 판목을 집자해 만든 경우 모두 전 지역에서 보이므로 지역적·시기적 특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법고를 받치는 법고좌에 있어서 사자형 법고좌는 경상도 남부지역과 전라도 남부지역에 편중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법고는 기록화 성격을 가진 감로도에서도 보인다. 그러나 16세기의 경우 작품이 3기라서 법고 및 법고좌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단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3기의 감로도에서 법고는 철제 고리 부분을 제외하고도 꽃모양 장식 표현이 있는 점과 법고좌에 있어서도 다채로운 색을 사용해서 장엄한 것은 공통적인 특징이다. 다음으로 17세기 역시 총 4기의 감로도로 그 수가 적다. 하지만 우학문화재단 소장 감로도(1681) 경우 법고좌에서 연잎이 처음 등장하여 최소한 17세기에는 연잎 모양의 법고받침이 출현한 것을 알 수 있다. 18세기 감로도 법고 및 법고좌 대부분이 연잎 법고받침인 점을 통해 17세기에 출현한 연잎 모양 법고받침이 18세기에 일반적인 형식으로 정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세기 감로도에서 법고 및 법고좌의 특징은 앞 시기에 볼 수 없었던 대형 법고의 등장인데 이를 통해 19세기 의례에 대형 법고가 유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법고는 용도와 규모에 따라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는데 첫째 종루나 종각에 걸려 범종, 운판, 목어와 함께 예불 또는 작법을 알리기 전에 치는 대형 법고이다. 종루에 법고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상부 구조에 연결되어 걸린 방식만 있는 것은 아니며 법고좌를 사용한 법고도 있다. 이와 같은 예로 안동 봉정사 법고와 울진 불영사 법고 등이 있다. 둘째의 경우 중소형 법고로 다양한 곳에 사용하는 법고이다. 불전(佛殿) 내부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야외 의례에 사용하기도 한다. 이동이 쉽고 간편해 넓은 범위에 사용한 경우이다.
법고는 형태면에 있어서 일반적인 북의 형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법고를 받치는 법고좌의 표현은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장엄적 요소가 강조된 사자형 법고좌이다. 이러한 형태의 출현 배경은 어떤 한 가지 원인이 아닌 당시의 여러 영향을 복합적으로 받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고 소리가 불교의 성쇠를 의미하는 점에서 사자의 우렁찬 울음소리처럼 불법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불교 공예품으로 의미와 함께 장엄 요소가 강조된 사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