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다양한 분야로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콘텐츠인 만큼 여러 분야에서 음악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왔다. 특히 2000년대에 음악이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2010년대에는 K-POP이 하나의 문화로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고, 한국 드라마가 해외로 수출됨에 따라 드라마 OST가 갖는 문화적 의미도 커졌다. 처음 드라마 속에 음악이 등장했을 때에는 크게 이슈도 되지 않았고 돋보이는 장르도 아니었다. 하지만 OST라는 이름 하에 드라마 속의 음악 분야가 따로 발전하면서 점점 그 상품성과 산업 가치가 올라갈 수 있었다. 이 논문은 드라마 OST의 성장 속도가 가속화됨에 따라 드라마 OST를 담당하는 작사가들이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경험하며 느끼게 되는 직업에 대한 인식과 작업 환경에 대하여 심층 인터뷰를 통해 파악해 보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리고 실제 인터뷰 결과, OST 작사가들이 일반 가요와 드라마 OST의 가사를 작업함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먼저 일반 가요를 작업할 때는 제한과 한계가 없어 자유로운 조건 안에서 비교적 편하게 작업을 진행한다. 일반 가요라는 것 자체가 장르와 가사의 내용에 있어서 정해진 틀이 없기 때문에 작업 방식에 있어서도 창작자들이 의도하고 싶어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 OST 작업은 정반대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드라마 OST를 작업할 때 작사가들은 먼저 드라마의 시놉시스와 대본을 바탕으로 해당 드라마의 내용과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하고 받아들여 작업해야 한다. 어떤 장르의 드라마인지부터 시작해서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성격과 성향에 대해서 분석하여 그 캐릭터를 대변해서 얘기해주는 듯한 가사를 생각하고 선택하여 작업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창작자들의 이런 작업 방식에 있어서 드라마 OST 작사가의 직업적인 인식과 작업 환경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느꼈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드라마 OST 작사가들은 창작을 기본으로 하되 드라마의 성향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드라마 장면에 대해 상징적 의미를 갖고 드라마의 내용과 일체감을 주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작사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직업적인 창작의 독립성이 유지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 OST 작사가들은 OST 작사 자체가 새로운 작업이라기보다는 오로지 드라마의 성향에 맞춰서 작업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고 드라마의 방영 시간과 날짜에 정확히 맞춰 작업을 마치고 결과물을 보내는 것이 창작자들의 독립성과 독창성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결론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연구자는 작사가들이 드라마 OST 작사 작업에 있어서 독창성과 독립성에 간섭을 받는 요인을 제작사의 요구, 가사의 성격, 기존 관행인 레퍼런스 문화, 작업 스케줄이라는 4가지로 정리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창작자들은 이러한 간섭 요인을 절대 자신들의 의도를 무시하거나 배려를 안 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일을 협업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사항들을 제작사 쪽에 맞추어 드라마에 가장 잘 맞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것이 자신들만의 독창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러한 직업적 마인드로 일하고 있는 작사가들에 대해서 제작자들이 너무 편하게 생각해서 어려운 부분의 작업도 분량에 관계하지 않고 비교적 쉽게 맡겨버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며, 이에 대해서 작업 구조의 한계점과 개선할 점이 있음을 시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