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위작사건(천경자 화백, 이우환 화백 위작 논란)을 바탕으로 판단자가 각 위작사건의 진실과 거짓, 투영된 동기를 추론하는 귀인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연구를 위해 미술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비전문가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각각 진행했다.
연구결과 절대다수의 전문가는 천경자 화백의 생전 위작 주장에 대해 '진실'로 판단했다. 진실 판단 근거로써 '천경자 화백에게서 거짓에 대한 투영된 동기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반면 전문가의 대다수는 이우환 화백의 진품 주장을 '거짓'으로 판단했다. 이들 전문가는 거짓에 투영된 동기의 방향성을 내, 외부로 고르게 판단함으로써 내부귀인, 외부귀인했다. 이어서 두 위작 사건과 관련이 있는 집단(국립미술관, 화랑, 협회, 감정위원, 검경찰 등)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 전문가들은 거짓에 대한 투영된 동기를 바탕으로 모두 외부귀인했다. 더불어 두 위작 사건과 관련한 집단이 거짓말을 하려는 동기는 없었으나 착각, 오류로 인해 결과적으로 거짓이 되었다는 판단 또한 근거의 하나로 제시되었다. 다음으로 '일반인은 관심이 없을 것이며 판단 자체를 보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을 바탕으로, 비전문가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화가의 주장에 관한 판단을 묻는 질문에 두 위작 사건 모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잘 모르겠다' 또는 '관심이 없다'고 밝히며 판단 자체를 보류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일치하는 결과였다. 다음으로 두 위작 사건 모두 진위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일반인은 매스미디어의 논조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천경자 화백, 이우환 화백의 위작 사건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한 '사건 관련 각 이해집단에 대한 일반인의 기존 신뢰도가 일반인의 진위여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전문가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응답률은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일반인 설문조사 결과 '미술인 집단' '검·경찰' '매스미디어'에 대한 기존의 신뢰도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직접적인 질문'에 일반인은 화가의 주장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미술인 집단, 검·경찰,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위작논란 주장과 관련해 미술계 전문가는 편향적 사고에 기인해 투영된 동기를 파악하고 귀인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미술계 전문가는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가치 함축적이고 편향적인 귀인에 더욱 주의를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판단자' 관점에서의 위작 관련 연구는 미술계 전문가 뿐 아니라 예술의 수용자이며 소비자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돼야 할 당위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