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공유 가치 창출(CSV)이 기업의 필수 덕목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기업 관점에서의 CSR 전략 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국내의 CSR과 CSV 연구는 주로 기업이 해당 활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 즉 소비자 연구에 집중되어 있다. 실제로 기업이 어떤 시각과 전략을 가지고 해당 활동을 수행하는지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활발하게 CSR 활동을 해왔으며 성공적으로 CSV 개념을 도입한 기업에 대한 사례를 연구를 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 기업으로는 삼성전자를 선정했다. 연구에서는 먼저 삼성전자의 CSR, CSV 활동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1988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의 CSR 및 CSV 전략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년사 및 회의록 발언 모음과 해당 시기의 신문기사를 추출해 CSR 활동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최근 5년간 CSV에 대한 기업 내부 성과 자료를 분석해 최근 흐름을 살펴보았으며, CSR에서 CSV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해당 부서의 실무자 2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CSR이 낯설었던 1990년대에 전략적 CSR에 대한 개념을 확립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자선적 CSR이 주를 이루는 국내 상황에서 매우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는 삼성전자가 CSR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하는 시기임을 알 수 있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는 CSV로의 전환을 공식화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 육성 중이다. CSR에서 CSV로 전환되는 시기의 내부 전략 수립을 살펴보기 위해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인터뷰어들은 삼성전자의 CSV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시작되었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사장단 및 이재용 부사장으로부터 CSV의 필요성에 대한 지시 사항을 전달받고 TF팀까지 꾸려 CSV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주도적으로 CSR을 도입한 1990년대와 비슷한 양상이다. 삼성전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업 CEO가 CSR과 CSV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전략을 수립해 왔다는 점은 이 연구의 주요한 발견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반기업 정서 등으로 CSR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CSR과 CSV 활동이 전략적 CSR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진 배경이 경영진의 CSR 필요성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PR 활동에 있어 경영진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연구의 발견은 PR 사례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그 동안 CSR 및 CSV 연구에서 도외시되고 있었던 기업 중심의 연구에 착안했다는 점에서 1차적인 의의를 갖는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례 분석을 실시했다는 점, 1990년대부터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았다는 점 또한 이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 갖는 차별점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