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들은 개인의 연공 기반 보상 체계에서 성과에 따른 공정한 보상(pay-for-performance) 체계로의 전환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연봉제라는 명칭 하에 북미 기반 서구 기업들 사이에서 널리 실시되고 있는 누적식 성과보상 제도인 Merit Pay를 도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중소기업들 또한 2000년대 이후 Merit Pay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함으로써,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수익성 창출을 통한 생존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Merit Pay가 조직성과에 미치는 효과는 해당 제도의 본 고장인 북미에서조차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 Merit Pay를 포함한 성과보상 제도의 이론적 논의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주장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고, 현존하는 소수의 Merit Pay 연구들은 해당 제도의 실시 여부가 조직 성과와 유의하지 않은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본 연구는 외환위기 직후 중소기업들의 Merit Pay 도입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밝혀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론적 측면에서는 임금의 한계생산성 이론(Marginal Productivity Theory of Wages)을 기반으로 Merit Pay의 도입이 조직 수준의 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였고(가설 1), 일관성(consistency) 측면에서의 인사관리 체계의 강도(strength of the HRM system) 이론과 두 개의 동기부여 이론들(기대이론, 강화이론)을 중심으로 해당 제도의 도입이 조직 생산성에 미치는 장기적인 효과를 설명하였다(가설2). 실증적 측면에서는 Merit Pay 도입 직후와 그 이후 조직 생산성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구조방정식의 일종인 잠재성장모형(Latent Growth Modeling)을 활용하였다. 표본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의 인적자원자본패널(HCCP) 1차(2005년) 자료 내 454개 기업들 중,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에 연봉제를 도입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 32개를 대상으로 하였다. 해당 기업들은 Merit Pay의 형태로 연봉제를 도입한 기업, Merit Pay와 다른 방식의 보상 제도를 혼용한 기업, 연봉제를 도입했으나 Merit Pay의 형태가 아닌 기업으로 유형을 구분하였다. 조직 생산성은 연봉제 도입 이후 4년(2001-2004)에 걸친 인당 매출액, 인당 경상이익, 인당 당기순이익을 측정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2000년에 Merit Pay의 형태로 연봉제를 도입한 중소기업들의 1년 후 인당 경상이익은 유의하게 감소되었으나(가설 1 기각), 이후 3년 간 유의한 수준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주었다(가설 2 채택). 이외 인당 매출액과 인당 당기순이익에 대한 모델들은 적합성이 낮아 검증이 불가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외환위기 직후 조직성과 향상을 위해 Merit Pay를 실시한 중소기업들이 초기 비용의 발생으로 인해 조직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였으나, 중기적(3년) 관점에서는 점진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