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무조건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 그리고 일치성의 바탕이 되는 로저스의 성격에 대한 19가지 제안과 유식의 식전변에 대한 사상을 비교하여 로저스의 인간중심이론이 유식학의 삼성설과 유사점이 있는 것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로저스의 인간중심이론에서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으로 가기 위한 개념은 유식의 식전변에 의한 식의 전의에서의 원성실성과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 인간중심이론에서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은 계속 변화해 가면서 모든 행동이 새로운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고, 계속적으로 더 나은 자기실현을 위해 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유식에서는 식전변에 의한 전의로서 변계소집성의 염분의타에서 정분의타에 의해 원성실성으로 가는 것이다.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과 원성실성의 상태는 사고의 전환을 통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중심이론은 현재의 삶에 잘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반해, 유식에서의 원성실성은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내면의 인식 변환을 통한 깨달음의 세계로 나가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궁극적 목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로저스의 인간중심이론과 유식의 식전변을 비교하는 것은 각자 스스로의 인식 변화로 인한 마음의 안정과 삶의 태도가 변하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네 가지의 주제를 중심으로 로저스의 이론과 유식학 이론의 유사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각 개인은 자신 스스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유기체인 각 개인은 현상학적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이고 왜곡된 사고로 인한 마음의 불일치성은 마음에 고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자신이고, 또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유식에서 각 개인의 식의 흐름에 따라 왜곡된 사고로 인한 변계소집성은, 망상이나 상상 등을 하는 염분의타가 전의를 일으키면서 정분의타로 변하여 원성실성으로 나아가게 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마음의 고통[苦]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고, 이렇게 스스로 알아차리고 수용하여 해결된 마음의 문제는 다시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설령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스스로 조절할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둘째, 상담자와의 투명하고 진실한 관계성은 마음의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상과의 관계이다. 이 관계에서 제대로 된 상호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음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편안하게 마음을 열고 자신을 제대로 보고 수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것은 유식에서 의타기성에 비유할 수 있다. 각 개인이 자신의 의식을 왜곡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요가 수행으로서 내면의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각 개인의 심리적 문제와 고통(苦)의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개인 자신이다. 상담자의 지시적 상담 혹은 상담적 방법론을 사용하면, 겉으로 드러난 행동의 문제와 인지적 오류는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조건이 풀어지게 되면 또다시 문제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하지만 근본적인 자신의 인지 변화는, 그 문제를 받아들이고 수용함으로써 스스로 마음의 상태를 잘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유식은 각 개인의 식의 흐름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식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개인 자신뿐이다. 즉 식의 전변을 통하여 고통을 줄일 수 있고, 궁극에는 깨달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인간중심상담은 유식으로서 이론적 뒷받침이 될 수 있다. 인간중심상담은 구체적인 기법이 없다.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 일치성이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기법들을 제시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나 게슈탈트, 행동주의, 정신분석 등에서는 인간중심상담이 이론적으로 확실하지도 않고 단순하며 수동적이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유식에서의 식의 변화와 전의로서 그 이론을 뒷받침해 줄 수 있다.
위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상담에서 인간중심이론은 내담자의 마음 치유를 돕고, 자아 존중감을 높여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진정한 내면의 변화만이 진정한 마음의 치유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