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증뇌병변장애인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증뇌병변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기존 선행연구에서 주로 다루었던 어머니들의 장애자녀 양육경험 연구, 장애자녀 주 양육자의 양육스트레스 연구 등에서 벗어나 부-모 모두가 경험하는 양육경험을 다각도의 시선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경험은 어떠하였는가?"이다.
본 연구에는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아버지 4명, 어머니 7명, 총 11명의 부모가 참여하였고 일대일 심층면담을 통해 자료는 수집되었다. 자료수집 기간은 2015년 3월부터 2015년 8월까지였다. 면담내용은 Strauss & Corbin(1998)의 근거이론 연구방법을 통해 분석되었고, 분석된 내용은 개방코딩, 축코딩, 선택코딩, 유형분석, 상황모형으로 제시되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개방코딩을 통해 총 312개의 개념을 도출하였고, 이 개념들을 유사하거나 공통적인 것들로 묶어 하위범주화 하여 총 80개의 하위범주를 구성하였다. 이를 다시 의미상 공통적인 것들로 정리한 결과 최종적으로 총 20개의 범주를 구성하였다.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양육경험에 대한 범주는 '장애 부정하기', '궤도를 잃고 방황하기', '가족 딜레마', '환영받지 못하고 떠도는 삶', '순탄치 않은 지난한 현실', '불안과 동거', '사회로부터 자기 자신 가두기', '개별성을 무시한 균일화', '치료 소진', '돌봄 소진', '소외현실 속에서 혼자서기', '장애인복지 후진사회', '버티는 힘으로서의 가족', '산전수전 다 겪은 후 바꾸어 변화하기', '한계 상황에서 희망의 끈 부여잡기', '연대하여 차별의 벽 넘기', '두려움을 피해 우회적 벗어나기', '평범하고 행복한 삶 바라기', '장애자녀 본 모습과 마주하기', '부모자녀 공동 운명체 인식'이었다. '소외현실 속에서 혼자서기'라는 중심현상의 발생 이후 시간의 흐름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각 범주들의 연관성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흘러가는지에 대한 과정분석을 한 결과, 연구참여자들은 자녀의 장애진단 이후 〈충격단계〉, 〈추스르기 단계〉, 〈좌절 단계〉, 〈현실수용단계〉, 〈세상과 함께 가기 단계〉의 총 다섯 단계를 장애자녀 양육 속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코딩에서 구성한 패러다임 모형과 과정분석을 통해 각 범주들을 수렴하는 또 하나의 범주를 밝힌 결과 핵심범주는 "장애자녀의 한계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평범한 삶 꿈꾸기"로 도출되었다. 핵심범주에 따른 부모들의 양육 유형을 분석한 결과 '정면돌파형', '우회형', '회피형'의 총 세 가지 유형이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총 5가지의 논의와 제언을 언급하였다. 첫째, 주 양육자의 희망과 안녕에 대한 논의이다. 장애자녀의 양육은 부모에게 우울과 절망적 개념을 넘어서서 삶 속의 희망의 발견하게 하는 매개역할을 하였다. 둘째, 장애가족들의 양육소진과 경제·정서적 부담 및 사회적 고립에 대한 논의이다. 셋째, 가족의 이중적 태도에 대한 논의이다. 조부모, 비장애자녀, 친·인척을 포함하는 가족은 장애자녀 주 양육자에게 일차적인 지지체계이지만 동시에 장애자녀 포기압력이나 조언을 가하는 양육방해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넷째,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중증뇌병변장애인을 위한 이용자중심의 치료와 서비스 및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진단명으로 제공되는 단일화 서비스가 아닌 장애인 개개인의 개별성을 강조한 복지서비스 및 제도에 대한 논의이다.
이렇게 본 연구는 11명의 부모들의 심층면담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근거로 장애자녀, 특히 중증장애인을 양육하는 부모들의 생생한 경험을 밝히고, 이를 통해 장애자녀 양육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 존재하는 여러 구조적 문제들을 진단하였고, 이는 사회복지 차원에서의 실천적 개입방안을 연구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사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