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시청자들의 요구가 더욱 다양화, 세분화되면서 방송인들에게도 전문화와 분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특히 방송의 최종 전달자로서 시청자와 가장 직접적으로 만나는 아나운서는 이러한 방송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에도 다른 방송 직군에 비해 아직 보수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방송사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종합방송인으로서 직장인과 연예인 사이 중간적 위치에 존재하며 다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아나운서는 어떤 직업의식을 갖고 있는지 직업만족도와 역할, 전문화에 대한 인식으로 나눠 살펴보았다. 또한 이런 직업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사 매체별, 성별, 경력별 인식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바람직한 아나운서의 변화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와 tbs, CBS, PBC 라디오 중심 방송사 3사 아나운서 총 76명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 아나운서는 대체로 직업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특히 개인적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로 보면 라디오 방송사 아나운서는 TV 방송사 아나운서에 비해 보수 측면에서의 만족도가 낮지만 성취감은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력별로는 신입에 비해 중견 아나운서의 성취감이 가장 낮았다.
아나운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모두 공감하고 있었지만, 아직 아나운서의 고유성과 정통성에 대한 보수적 인식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역할에 대해서는 매체별, 경력별 차이가 두드러지는데, TV 방송사 아나운서는 라디오 방송사 아나운서에 비해 경쟁이 심하고 연차 높은 아나운서의 활용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중견 아나운서의 경우 신입이나 고참에 비해 역할에 대한 걱정이나 회의감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나운서의 전문화에 대해서는 전문화가 필요하고 2~3가지 분야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거의 공감하고 있었다. 매체별이나 경력별 아나운서의 인식 차이도 거의 없었는데, 다만 남성 아나운서의 경우 여성에 비해 전문화에 대한 의지나 분야가 명확했다. 특히 스포츠 분야를 강하게 선호하며 전문화를 원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의 만족도와 전문화에 대한 논의는 많이 이뤄졌지만, 아나운서 집단을 세부적으로 나눠 인식을 비교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미가 있고 앞으로 아나운서의 발전 방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