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뚜렷한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 산, 들, 강, 공원 등에서 자연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다양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현대 사회는 산업화와 경제개발로 자연의 무차별한 파괴와 생활환경의 과도한 인공 환경으로 변화하였으며,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동들에게 제기되고 있는 감각차단 결핍증, TV·인터넷·컴퓨터 중독 증상, 감각둔화 현상 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유아기 때부터 자연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여 자연매체 표현활동이 요구되어 지고 있으며, 정서적인 측면이 강조되어지고 있다. 나무, 나뭇잎, 꽃, 돌, 모래, 조개, 채소, 과일 등의 사용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매체로 부담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친근한 소재들은 흥미를 느끼고 창의적으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 신체적·정신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주로 일반적인 미술매체를 사용하던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자연친화적인 매체를 사용하기 위해 자연친화적 매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미술심리치료사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미술교육을 하고 있는 전문가 10명에게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를 참고하여 본 연구 목적에 맞게 기존에 사용하던 매체에서 자연친화적 매체로 보완하여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가 이혼율 1위인만큼 일반아동보다 이혼가정 아동이 처한 부정적인 인식과, 외향성, 우호성, 성실성, 개방성, 그리고 정서적 불안정성에 전반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이혼가정 아동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이에 따라 부모의 이혼이 3년 이상 된 남매를 대상으로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인간중심 미술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였으며, 아동의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을 상승시키고, 정서적 불안정성인 우울감과 불안감을 완화시키며 부적응행동을 감소시키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연구대상은 광주광역시에 소재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4학년 사이의 이혼가정 아동 중 모가 양육자인 아동을 대상으로 보호자와 아동에게 연구 설명서와 동의서를 제공하여 동의를 받아 초기면담 및 사전검사를 실시하였다. 매체 선택은 아동이 쉽게 접근할 수 있거나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적은 매체를 사용하기 위해 전문가 10명에게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를 참고하여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2014년 9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주 1회 40분간 20회기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대상아동의 측정도구는 아동의 일반적 성격특질 5요인과 정서 및 행동문제를 동시에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종합 아동 성격검사(TPI-C)와 동적 가족화(KFD) 투사검사를 실시하여 치료적 개입의 방향과 연구목표를 세웠으며 사후 검사도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은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여 아동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흥미를 유발하여 인간중심적 미술치료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이혼가정 아동의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을 상승시키고 정서적 불안정성에 관련된 우울감과 불안감의 감정이 완화되었다.
이에 따라 부적응적인 행동으로 보이던 조용한 성격으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던 A아동은 점차적으로 친구들 사이에 앉아 이야기를 하는 행동을 보였고, 매 회기를 진행 할수록 말수가 늘었다.
B아동은 이기적이고 고집이 있던 행동이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줄어들었으며, 친구들에게 양보를 하고 다른 아동보다도 뒷정리를 잘 하였다. 그리고 매 회기를 시작할 때 마다 사용할 매체에 대해 호기심을 많이 보였다.
C아동은 초기에 말수가 적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답변을 하는 횟수나 작품에 대해 말을 하는 횟수가 늘었다. 그리고 매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흥미가 있지 않더라도 먼저 탐색을 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행동을 보이며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의 점수가 향상 되었다.
D아동은 초기에는 낯을 가렸지만 라포가 형성될 수 록 활발하게 작업에 참여하며, 작업이 잘 되지 않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고 도움을 청하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매체에 대한 욕심도 줄어들었고, 다소 산만해 보였던 행동도 안정적으로 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인간중심적 미술치료가 결손가정 아동의 문제 행동의 변화에 긍정적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종합 아동 성격검사(TPI-C)를 통해 살펴본 창의성, 지적호기심 및 정서적 불안정성에 대한 점수 변화를 보면 A아동의 창의성은 8.8점 상승하였으나 지적호기심은 변화가 없었고, 정서적 불안정성의 우울감은 25.2점, 불안감은 6.3점 감소하였다.
B아동의 창의성은 20.9점, 지적호기심은 19.2점 상승으로 다른 아동들보다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의 점수 변화가 가장 컸다. 정서적 불안정성의 우울감은 6점, 불안감은 6.4점 감소하였다.
C아동은 창의성은 15.7점, 지적호기심은 15.3점 상승하였다. 정서적 불안정성의 우울감은 26.7점, 불안감은 23.8점 감소하여 다른 아동들보다 정서적 불안정성의 점수 변화가 가장 컸다.
D아동은 대체적으로 점수의 변화가 다른 아동들보다 작았다. 창의성은 8.8점 향상되었지만 지적호기심은 변화가 없었고, 정서적 불안정성의 우울감은 3점 감소하였지만, 불안감은 점수의 변화가 없었다.
종합 아동 성격검사(TPI-C)의 하위영역에 따른 아동의 점수변화가 다양했지만, 자연친화적 매체를 이용한 인간중심적 미술치료가 결손가정 아동의 창의성, 지적호기심 및 정서적 불안정성의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친화적 매체에 대한 결손가정 아동의 반응에도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초기단계에서 사용했던 나무매체를 처음 접했을 때, 아동들은 나무매체만으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걸렸지만 큰 어려움 없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만들었다. 손에 묻는 것을 싫어해서 밀가루 풀을 사용할 때는 손가락으로만 촉감을 느끼더니 천연가루를 섞을 때는 손바닥 전체로 촉감을 느끼며 느낌이 이상하지만 물감이 아닌 천연가루를 사용하여 색을 섞는 것도 재미있고, 그림을 그리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지울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하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기나 후기단계에서도 집이나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소금, 밀가루, 물, 밥풀, 곡물, 김, 천, 실, 과자류, 바나나, 초코 펜, 빵이나 식물, 모래 등 친숙한 재료의 사용으로 재료의 접근의 용이성, 편안함, 친숙함, 안정감을 주어 흥미를 통해 흥미를 느껴 치료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아동은 초기단계 때와는 달리 "또 하고 싶다.", "다음에는 뭐해요? 어떤 재료 사용해요?"라는 물음을 회기가 끝날 때 마다 하였으며, 이처럼 아동들은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대해 표현하려고 하였다. 학교에서 미술 수업 때 사용하던 학용품적인 매체의 부담감을 느끼며 활동을 하는 매체가 아닌 길거리, 집, 마트 등 주변에서 볼 수 있었던 매체를 사용함에 따라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의 향상 및 정서적 불안정성의 완화에 대해 효과가 있었다.
이상의 결과물을 종합해 보면,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하여 작업을 함으로써 아동의 표현이나 작업과정에 대해 경청하여 들어주고 공감적으로 이해하며 아동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아동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든 간에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하여 매체를 대하는 반응이나 태도 그리고 표현력이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연친화적 매체를 사용한 인간중심적 미술치료는 결손가정 아동의 창의성과 지적호기심을 향상시키고 정서적 불안정성의 우울감과 불안감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