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젠더가 규정한 정상성에서 벗어난 자리에 위치했던 빨치산 여성 전사 변숙현의 1인 생애구술사를 여성주의 역사쓰기로 분석했다. 이 연구 작업은 어떤 사건과 사람이 역사에 기록되며 그것은 누구에 의해 선택되는가? 중요한 사건은 무엇을 기준으로 기록되는가? 라는 여성주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으로 남성중심 역사기록을 전복하는 목적을 갖는다. 여성주의가 갖는 새롭게 질문하기는 역사에서 누가 주체가 되고 누가 객체가 되는가를 되물어 가는 과정이다. 역사에서 비가시화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기록함은 역사의 주체로 여성을 부각시켜 남성만의 반쪽 역사가 아닌 '인간의 역사'를 기록하는 의미를 갖는다.
연구자가 빨치산 여성전사의 서사를 연구 분석으로 삼은 이유는 왜 전쟁의 행위 주체는 남성이고 여성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자 전쟁의 피해자로 재현되었는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격동의 근현대사에서 젠더가 규정한 여성 위치를 넘나든 변숙현은 보호의 대상도, 피해자로 재현된 여성이 아닌,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낸 여성이다.
더불어 이 연구는 문학이나 영화가 그려낸 빨치산 여성전사의 '전형적' 이미지를 뛰어 넘어, 다양한 전쟁 주체로 살아온 '사람'에 관한 가시화 작업이다. 이것은 역사의 주체로 살아냈던 모든 여성들에게 시대를 앞서 경험한 여성들의 다채로운 삶을 알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각각의 경험이 주체적 여성상임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침묵을 깨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그녀는 구술을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해 냈고 자신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당당히 복원시켰다. 더불어 이 연구는 존재를 부정당한 사람들 안에서도 더 감추어진 여성 존재를 복원하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