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선교사명을 식민주의와 결부시키거나 자선 사업으로 이해하는 등 극단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선교사명이 드러나는 현상만을 중심으로 이해할 때에 이와 같이 편협하게 바라보거나 왜곡하기 쉽다. 하지만 선교사명은 성령 강림 사건(사도 2,1-13)에서부터 드러난 것처럼 성령이 파견하고 인도하며 함께 하는 교회의 임무이다. 하느님은 보편적 구원의지(1티모 2,4)에 따라 모든 사람이 구원되기를 바라므로 구원의 표징이자 도구인 교회는 선교사명으로 이를 실천한다.
본 연구는 선교사명의 본질적 의미를 밝히기 위해 선교의 주역인 성령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선교사명의 목적은 모든 이를 하느님 생명에 참여하게 하는 데에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성령의 특징을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의 '생명을 주는 성령'에서 찾았다. 이는 세상에 현존하는 성령의 특징과 맞물려 구원의 현재화를 확인시킨다. 이때 교부들의 고찰처럼 성령은 삼위일체적 전망 아래 다른 위격들과 함께 활동하므로 성부나 성자로부터 오는 구원과 질적 차이가 없다.
교회에서 나타나는 선교사명에서 성령의 역할을 살피기 위해 성령이 교회를 인도하여 구원의 보편 성사가 되게 한다는 사실을 고찰하였다. 성령은 그리스도인의 은사와 교회의 구원에 대한 보편성에서 모든 이에게 생명을 전달되도록 활동한다. 이에 따라 성령이 교회를 통하여 세상에 생명을 주므로 선교사명이 복음화와 사랑의 실천까지 드러나는 점을 밝혔다. 그래서 선교사명은 인간이 충만한 생명을 얻기 위해 교회에 일치하는 것부터 소외된 이들이 죽음과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에 참여하는 일까지 넓은 외연을 지닌다.
이 연구를 통하여 교회가 성령으로 세상에 파견 받아 생명을 전하는 모든 활동의 원리가 선교사명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선교사명이 복음화부터 사랑의 실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나더라도 생명을 주는 성령으로부터 선교사명을 이해한다면 그 목적과 방향성이 분명하다. 성령은 모든 이에게 생명을 주고자 하며 모든 시공간에서 세상의 것을 통하여 '지금 여기에' 친교와 봉사를 실천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