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3년 예수성탄대축일, 강생의 영성을 살아갈 사명을 위해 성가소비녀회(聖家小婢女會)를 설립한 성재덕(Pierre Marie Louis Nestor SINGER, M.E.P.)의 영성을 '역동성'에 초점을 두고 고찰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우리 신앙의 원천인 삼위일체 신비가 지닌 역동성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희랍, 라틴문화와 중세 스콜라철학을 지나며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이해가 관념에 치우쳐 그 역동성이 간과되기도 했다. 하지만 히브리어 정지동사의 이해를 통해 하느님 이름의 계시와 그분 존재, 그리고 이름에 내포된 동적 성격을 살펴볼 수 있다. 하느님은 관념이나 교의명제에 그치는 신이 아니다. 구원 역사 전체는 끊임없이 자기를 비우고 타자에게로 향하는 하느님 사랑의 움직임을 드러낸다. 본질과 활동, 존재와 사명이 분리되지 않은 사랑의 역동이 극적으로 드러난 예수 강생, 육화 신비가 성재덕 신부의 영적 세계관을 이루는 근간이다. 그의 생애와 영성은 삼위일체 신비의 속성을 반영한 사도적 역동성이 특징적이다. 이것이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문헌이「현대 사회와 수도자」라는 그의 강의록이다. 원문분석을 통해 그가 강조한 어휘들을 정리해 보면, 가난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그들을 향해 '움직이는 사랑'으로 일관됨을 알 수 있다. 하느님과의 친밀함, 그리고 이 관계성에 기인한 세상에 대한 긍정과 사도적 열성을 '관상적 뿌리와 예언적 사명'으로 종합하였다. 그의 삶과 강론을 모두 아우르는 사도적 영성은 오늘도 이 땅에서 하느님 사랑의 강이 '내리고 흐르게 할' 사명에 있어서, 그 원천과 방향성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삼위일체 하느님과의 신비적 일치라는 출발점이 사람과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사랑의 근원임과 동시에, 세상 안에서 구체화되는 사랑, 예언적 소명과 합치되어, 다시 하느님에 대한 더 큰 사랑의 열정으로 수렴되는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신비가요 예언자로 살아갈 수도자들의 소명을 재확인시켜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