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남도문화답사 1번지라고 하는 강진군은 우리나라 근대 차산업의 메카였다. 고려시대 강진군 월출산 아래 월남사(月南寺)에서 활동한 진각국사(眞覺國師) 와 만덕산(萬德山) 백련사(白蓮寺)를 중심으로 활동한 백련결사(白蓮結社)의 원묘요세(圓妙了世)와 진정천책(眞靜天頙)이 등이 강진차문화의 뿌리가 되었다면, 혜장선사와 다산 정약용의 차생활은 조선후기 차산업이 근대로 이어주는 줄기가 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백련결사의 청빈하면서도 외형적 요소에 걸림이 없는 무애선미(無碍禪味)의 다풍(茶風)과,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주도했던 『다신계』의 설립된 배경 속에 담겨있는 신뢰를 바탕에 둔 소통의 문화이다. 이 백련결사의 다풍과 다신계가 담고 있는 정신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자 세계인 함께 하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는 전라남도 강진군(康津郡)의 차문화 역사적 전승을 문헌적으로 살펴보고, 현장답사로 그 전승을 확인하여 기존의 강진군의 차문화컨텐츠에 다신계(茶信契)의 정신과 방법론을 적용해 새로운 강진차문화콘텐츠 활성화 방법론을 찾아보았다.
강진 차문화컨텐츠의 원형을 이루는 역사 속 차유적지와 문헌 속에 나타나는 강진의 대표적 차들을 살펴보아 차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자료를 조사 하였다. 강진군에는 월출산(月出山) 월남사지(月南寺址), 만덕산(萬德山)백련사(白蓮寺)와 덕룡산(德龍山) 용혈암(龍穴庵)과 같은 불교 유적지와 도암면(道巖面)의 다산초당(茶山草堂), 성전면(城田面)의 백운동(白雲洞)과 이한영(李漢泳) 생가, 대구면(大口面)의 일속산방(一粟山房)과 같은 『다신계』와 연결된 차유적지가 함께 있다.
강진에서 생산된 차는 아암혜장(兒菴惠藏) 계열의 녹차(綠茶) 떡차(餠茶)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새롭게 창안하여 만든 구증구포(九蒸九曝)의 떡차가 있었다. 그리고 구증구포의 떡차제다법을 간소화 한 삼증삼포의 차떡(茶餠)이 있고, 이 차들은 정다(丁茶)와 남다(南茶)로 불리웠으며 사원전통의 제다법이 다산의 새로운 제다법이 만나서 만들어진 백련사의 만불차(萬佛茶)는 보림백모차(寶林白茅茶), 초의차(草衣茶)로 발전해 나갔다. 제다방법의 변화는 제다산업의 씨앗을 잉태하게 하여 『다신계』의 후예라 할 이한영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의 상표와 포장방법이 갖추어진 '금릉월산차(金陵月山茶)'와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를 탄생시켰다.
강진의 차산업은 강진 다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2,000년에 접어들어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다. 바로 〈강진야생차품평대회〉, 〈팔국사다례제(八國師茶禮祭)〉, 〈백련결사 학술세미나〉 등으로 잊혀진 차문화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차문화의 원형성을 지닌 강진의 차산업을 오늘에 적용시키기 위한 방법론 중에 하나로서 강진 차문화의 역사적 지역적 판을 만드는 씨줄과 날줄이 『다신계』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다신계』를 활용한 차문화컨텐츠 활성화 방법론을 연구해보았다.
기존에 있는 강진의 차문화컨텐츠를 『다신계』를 활용하여 체험형, 매체형 그리고 복합형 프로그램을 제안해보았다. 체험형 프로그램으로는 티로드와 템플스테이 그리고 티하우스(茶宿) 체험을, 매체형 프로그램으로는 홍보책자와 QR 코드를 활용한 방법을 제시하여 보았다. 그리고 복합형 프로그램으로는 차관련 행사와 축제를 통해 차를 적극 홍보하는 방법론을 알아보았다.
『다신계』를 활용한 새로운 차문화컨텐츠 개발은 『다신계』의 현대적 복원을 그 모티브로 하여, 현대적 『다신계』의 계원 구성을 차생산자와 차소비자가 차문화 공동체를 만드는 것으로 그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보았다. 이 『다신계』를 주제로 한 차문화 공동체의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를 건립해서, 강진 차문화의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체험하여 그 정신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와같은 복합문화형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은 강진차문화를 알리는 홍보마케팅에 매우 유효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신계』의 첫 출발점인 신뢰를 바탕으로 차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유기적으로 보완하여 차문화산업을 진작시킨다면, 이러한 노력은 강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차문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주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