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동물병원은 기존의 진료만 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미용 및 애완동물 분양, 사료 및 소품 판매까지 취급하는 종합병원의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점차 대형화, 프랜차이즈 병원을 등장시켜 브랜드를 내세우는 것으로 흐르고 있으며, 이로써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려는 전략을 펼치는 상황이다. 동물병원의 진료 및 새로운 기기 도입의 특장점을 내세우는 것을 넘어 브랜드를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다른 종합동물병원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를 차별화하기 위한 일차적 방법으로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내세우고 브랜드 스토리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며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있다. 종합동물병원으로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이미지 구축의 방법은, 병원에서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밝혀 브랜드 이미지로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동물병원 소비자들은 의미를 해석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동물병원의 색상, 테마 등 물리적 환경이 나타내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테마 구성, 그에 걸맞은 로고, 색상 등에 영향을 받아 해당 병원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는 동물병원에 대하여 병원 자체와 의료 서비스에 대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고 지속적으로 재방문의 의도를 갖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동물병원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 전략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의료진이나 첨단 의료기기의 도입을 통한 차별화, 종합서비스의 제공이라는 특징을 내세운 차별화 등을 살펴본 논의들은 있으나, 병원을 이용하는 동물과 보호자 입장에서 병원을 들어설 때 느끼는 이미지가 병원의 디자인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는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병원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할 때,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등과 같은 요소들 가운데 시각적 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수많은 동물병원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디자인 전략을 개발함에 그 연구목적을 둔다.
본 논문에서는 종합동물병원의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 전략을 위해 색상과 같은 시각적 이미지에 주목한다. 아울러 전반적인 동물병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한 테마 선정에도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각각의 색채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더불어 병원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를 적용하여 실제 종합동물병원의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방법은 문헌을 통한 이론적 고찰과 동물병원 브랜드디자인 분석 및 소비자 조사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문제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제 종합동물병원의 디자인 개발을 다루었는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디자인에 대한 이해,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디자인 전략, 그리고 국내외 동물병원에 대한 제반 사항과 디자인 사례에 대하여 관련 문헌들을 검토하고 이를 통하여 이론적 고찰을 하였다.
둘째, 동물병원 이용경험자들을 대상으로 동물병원을 이용하면서 경험한 이미지와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바라는 이미지, 색채, 병원 공간별 색채 이미지 등을 파악하여 디자인 개발에 활용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셋째, 동물병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반영하여 실제로 종합동물병원의 디자인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기존 동물병원 브랜드 이미지 분석의 결과, 진료에 대한 자신감과 전통 혹은 권위에 대한 자신감 등만을 중요시 하여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소홀한 경우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안일한 태도는 점차 경쟁이 극심해지는 동물병원 시장에서 어느 순간 뒤처지게 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야 한다.
또한 새롭게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종합동물병원의 경우에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당연하다. 그 가운데서도 중요시해야 할 것은 소비자가 브랜드 이미지로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시각적 이미지이다. 때문에 어떠한 이미지를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그동안 경험해온 동물병원들에서 형성된 나쁜 이미지들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병원을 찾아오는 순간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단순히 예쁘게 장식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동물병원이 동물과 그리고 그 보호자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공간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라는 것은 시각적 측면에서 로고나 캐릭터에 의해 가장 먼저 인식된다. 하지만 이 외에 동물병원 전체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통해서도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병원 및 동물병원의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기획단계에서부터 통합적인 디자이너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측면의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비로소 통합적 브랜드 디자인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디자인 전략에 있어서 초기 논의 단계부터 참여하여 충분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구현하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실질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각각의 동물병원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것이다. 진료 측면에서 보자면, 무엇보다 어려운 질환에 대한 수술과 같은 처치를 우선시하는 병원이 있을 수 있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방조치에 힘을 기울이는 곳도 있을 것이다. 한 편으로는 토털 서비스를 지향하는 최근 추세에 맞추어 미용 등의 진료 외 서비스를 중시하는 곳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각 동물병원의 다양한 지향점을 잘 나타내는 브랜드 디자인을 구축할 수 있다면 여타 병원의 브랜드들과 차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디자인이 물질적 가치에서 정신적 가치로 이동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브랜드 디자인은 동물병원의 전반적인 면에 걸쳐 일관성을 지니고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종합동물병원의 디자인이 병원을 찾는 동물이나 보호자, 더 나아가 병원의 의료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세심한 디자인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