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데 초점을 두면서 탈 학문적 접근을 강조하였고, 이에 따라 통합·융합 교육과정이 대두되었다. 공교육 교과과정 뿐 아니라 학교 밖 문화예술교육과정에서도 통합프로그램과 장르융합 현상이 두드러지며 그 변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융합교과 간, 장르 간의 관계설정에 대한 논의가 미흡하고, 교과·장르 뿐 아니라 총체적인 차원에서 다른 분야들과 연결하는 시도 역시 매우 부족하다. 특히 미술과 과학 간의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미술이 과학적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융합과정이 물리적 차원에서의 단순한 교과 간 결합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그리고 융합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창의적이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어떻게 하면 다양한 교과·장르와 결합하면서도, 삶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였으며, 지역공동체 교육과의 연결을 통해 보다 통합적인 융합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자 했다.
먼저 융합교육의 이론적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그 개념과 현황,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융합교육의 주요 의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한 표현력 확대, 창의력과 직감 개발, 정서적 안정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실행되어온 융합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의미가 충분히 발현되고 있지 못함을 파악하였다. 그 결과 융합교육의 진정한 '융합' 또는 '통합'의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창의성을 향상시키면서도 궁극적으로 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식하였다. 나아가 이러한 삶 속에서의 가치 추구를 위해 본 연구는 공동체성 형성에 주목하여 지역공동체의 의미와 문화예술교육의 현황을 고찰하고, 통합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보따리프로젝트' 사례를 연구, 분석하였다. 이는 논술, 미술, 연극 간의 통합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역자원의 활용과 공동체구성원들의 소통을 강조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그러나 적용된 미술의 표현 요소가 매우 한정적이었으며, 지역자원에 대해 관찰하는 과정은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에 적극적으로 개입, 수정 또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탐색 과정은 부족했다.
이러한 이론적 고찰과 사례분석을 토대로 통합적 사고력과 삶 속에서의 창의적 실천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3가지 융합적 요소(미술,과학,공동체)를 설정하였고 융합프로그램인 '너와 내가 만드는 아·싸(Arts·Science)마을만들기'를 개발하였다. 이를 2013년 총 8개월간 광주 신원지역아동센터에서 직접 운영해보았으며, 그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수정, 보완하여 본 논문에 제안하였다. 이는 미술과 과학 뿐 아니라 보다 큰 의미의 예술활동과 인문사회과학을 융합하는 프로그램을 지향하였다. 에너지와 환경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표현활동을 유도하도록 고안되었으며, 더욱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탐색과 실천 방안들을 설정하고, 마을 구성원의 역할에 주목하여 '소통'의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았다.
본 프로그램은 과학과 예술이라는 영역이 융합하여 생활 속에서 창의적인 표현과 실행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소통과 협력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직접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여 미래의 우리 마을을 구성해 봄으로써 공동체 형성에 일조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본 연구 결과가 '융합'이라는 참 의미에 부합하는 다양한 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며 모범적인 교육프로그램의 사례로 기능하여, 후속 프로그램 기획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