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의미와 가치를 보존하고 이를 전승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5·18기념사업은 5월운동의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현재는 그 범위가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5월행사는 5월 의례운동의 일환으로 여전히 시민사회 속에서 그 의미와 상징성을 담지한 채 연행되어지고 있으며, 5월의 기억을 다양한 문화적 구현 방법을 통해 전승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5·18에 대한 역사왜곡의 문제가 사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5·18의 진정한 의미와 역사적 가치가 훼손 및 격하되어 감에 따라, 올바른 5월의 기억을 형성하고 전승하는 것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본 연구는 이 같은 맥락 속에서 5·18기념행사 및 전야제가 5월의 집합적 기억을 재생산하는 장이자 시민사회의 공동체적 연대의식을 형성하는 공간으로 보고, 전야제 행사의 활성화를 통해 5월의 기억을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유지해 나가야한다는 의식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이를 위해 모리스 알박스(Maurice Halbwachs)의 '집단기억' 이론으로 5·18기념행사의 집단기억 형성의 특성을 고찰하고, 이어 아스만 부부(Jan Assmann, Aleida Assmann)의 '문화적 기억'이론을 바탕으로 전야제의 기억 전승의 매체적 성격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기억의 특성은 본 연구의 대상인 5·18기념행사 및 전야제가 가지는 성격과 밀접한 연관을 이루는데, 의례적·투쟁적·문화·예술적 성격을 수반하는 전야제는 본질적으로 5월 영령을 기리고 그들의 민주정신과 투쟁정신을 기억하고 전승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으로, 문화·예술적 매체를 활용하여 이를 시민사회에 지속적으로 전달한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러한 5월을 기억하는 방식과 그 성격을 바탕으로 하여 5월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장해온 기념행사와 전야제의 역사적 전개과정 및 운영체계를 정리·분석하였으며, 이와 더불어 전야제 행사에 참여한 주체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야제가 지니는 의미와 한계를 도출하였다.
먼저, 5·18기념행사 및 전야제는 지역 내 시민사회단체 및 재야단체, 5월관련 단체들의 참여에 의해 연행되어오면서 공동체 시민사회의 이상적 지향점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 다양한 문예단체들의 참여를 통한 5월문화 창작활동은 광주만의 독특한 5월문화를 형성하고 지역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민주축제이자 공론장으로 자리하여 5월의 기억을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기념공동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반면, 여러 단체들이 결합해 임시적으로 조직되는 행사위원회의 조직적 특성은 행사준비 시간의 부족, 예산 확보의 어려움, 전문 인력 및 운영인력 미확보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수반하고 있으며, 이는 전야제의 문제와 직결됨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야제 및 문예행사를 이끄는 예술단체들의 창작활동에 제약을 가져오고, 기존에 형성된 참여 연대에 따라 다른 문예단체들의 참여를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홍보 및 시민참여 방안의 부재와 더불어 지역적 행사로의 고립과 같은 문제가 추가적으로 제기되었다.
위의 분석을 통해 본 연구는 시민사회 속에서 5월의 문화적 기억을 형성하는 전야제 행사의 발전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5월행사를 이끌어가는 행사위원회는 5·18기념재단과의 협력과 연대를 기반하여 상시적 운영이 가능한 상설조직을 형성하여야하며, 둘째, 지역 내 유관기관 및 예술단체, 학술 기관 등과 5월 문화의 창작과 교류를 가능하게 할 5·18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제기된다. 셋째, 5월행사로의 전문 기획자 및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그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요구되며, 넷째, 5·18기념재단의 자원봉사 시스템을 5월행사 및 전야제로 연계 운영하여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고, 다섯째, '인권 패스포트(passport)'제 시행 및 '즉석 자원봉사자 모집 이벤트'와 같은 체험을 통해 시민이 만들어가는 홍보·마케팅 방안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전야제 행사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인식하고 이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그 분석의 범위가 운영상의 시스템적 문제로만 귀결되어 있어 방안 제시에 제한적이라는데 그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전야제 및 5월행사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방안들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