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여성인력개발정책과 프로그램을 젠더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탈젠더화된 여성인력개발프로그램의 연구를 통해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하는데 있다. 여성인력개발정책을 젠더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여성정책기본계획과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 속에서 나타난 여성인력개발정책은 여성인력을 국가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활용하는 측면에서 추진되었다. 국가발전을 위해 여성인력을 활용하였지만 여성이 경제활동을 참여했을 때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젠더위계를 해소하는 기능으로 정책이 추진되지 못하였다. 두 번째로 여성정책기본계획 속에서 추진된 여성인력개발정책은 젠더위계 변화를 모색하는 정책과 젠더 위계를 지속시키는 성별화된 정책이 동시에 추진됨에 따라 정책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여성인력개발정책을 통해 젠더평등을 확대하고 여성의 자아실현이나 경제적 지위향상의 변화를 꾀하기 어렵게 한다. 세 번째로 2000년대 이후에 추진된 인적자원개발계획은 인력을 자본의 관점에서 국가경제성장 자원으로 파악하였다. 특히 전업주부를 새롭게 경력단절여성으로 명명하면서 여성의 인력을 활용하여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사회적 서비스 분야에서 여성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관련된 직업훈련프로그램들을 추진하면서 정책에서 젠더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젠더화된 정책 속에서 시행된 여성인력개발 프로그램이 젠더화되어 나타났는데, 첫 번째로 단기·저비용의 프로그램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경우 100시간 이내의 프로그램이 전체 96.5%에 해당되었고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경우 151시간에서 250시간 이내의 프로그램이 83%로 집중되어 있었다. 비용의 측면에서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경우 30만원 이내의 프로그램이 55.8%, 31만원에서 60만원까지의 프로그램이 15,8%를 차지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프로그램의 전문성의 측면에서 분석해볼 때 비전문적인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인력개발센터의 프로그램 중 50% 가량이 자격증 취득과 관련되어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나 국가자격증은 20%에 미치지 않았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경우 수준별 분포를 볼 때 프로그램의 수준이 기초 혹은 보통의 수준으로 전문적인 프로그램이 상당히 부족하였다. 세 번째로 프로그램의 직종별 특징을 보면 여성의 성역할에 기반한 특정직종에 집중되어 있었다. 직종별로 경영·회계·사무관련직, 교육 및 자연과학·사회과학 연구관련직, 사회복지 및 종교관련직, 음식서비스관련직이 상위 5개의 직종에 분포되어 있어 특정 직종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인력개발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사무, 돌봄, 보육, 조리 등으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탈젠더화된 여성인력개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는 포항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CNC선반전문가과정과 거제여성새로일하기센터의 조선선박 전기결선원 양성과정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4가지의 함의를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지역사회와 여성, 산업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포항과 거제 두 지역의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지역을 조사하고 지역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두 번째로 다양한 직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해볼 수 있다. 두 기관의 담당자는 프로그램을 개발 이전에는 그 직종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고 하였다. 또한 여성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생산직과 남성직종이라는 선입견과 낮은 인식이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세 번째 함의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과정에서 지역의 네트워크와 협력이다. 두 기관 모두 개발과정에서 지역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시설과 장비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성중심적인 노동환경과 낮은 임금에 대한 문제는 여성인력개발기관에서 탈젠더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본 연구는 여성인력개발정책과 프로그램에서 젠더화된 특성을 분석하고 탈젠더화된 프로그램의 사례를 조사하여 연구한 데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여성인력개발 정책과 프로그램에 있어 젠더위계를 변화시키고 더 나아가 노동시장에서의 성별직종분리가 완화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