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의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그녀는 가정을 떠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예수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곤 한다. 마르코 3,31-35,마태오 12,46-50,루카 2,41-51 요한 2,1-12에서 예수는 마리아에게 가족의 틀을 벗어나 하느님의 일에 우선성을 두라고 충고한다. 마리아의 이러한 측면은 네 복음서에 동일하게 보존되어 있다.
또 다른 측면은 말씀을 듣고 행하는 제자도의 귀감으로서의 측면이다. 루카복음 1,38, 요한복음 2,5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이 점은 네 개의 복음서에서 점점 더 강화되고 심오한 차원으로 발전되는 모습을 보인다. 공관복음에서는 그리스도론의 발전의 과정에 맞추어서 마리아의 믿음이 점점 크게 부각되고 존재감 도 커져간다. 순종적인 제자도의 정점인 루카의 마리아상은 사도 1,14의 다락방 의 마리아에게서도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마침내 요한복음에 이르면 마리아는 공관복음의 평면적인 인물에서 입체적인 인물로 변한다. 카나의 마리아에게는 마르코와 루카의 마리아상들이 반영되어 있을 뿐 아니라 예수 부활 이후 공동체에서 그녀의 다양한 활동들도 반영되어 있다. 십자가 아래서 마리아는 예수의 뜻에 따라 이상적인 제자의 표본인 '사랑하신 제자'의 어머니가 되었다. 예수의 참 제자공동체가 십자가 아래서 설립된 것 이다. 마리아는 혈연의 어머니로서 항상 거절당했던 구세사에서의 역할을 이제 그녀의 참된 제자도를 통해 “교회의 어머니”라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
요한복음사가는 혈연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오직 참된 신앙으로 교회의 어머니가 된 마리아와 요한공동체를 동일시한다. 요한공동체의 정신적인 지주인 사랑하시는 제자는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에 대한 가장 뛰어난 해석자이며 이해자이며 최고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름 자체에서 권위를 보장받는 베드로와 12사도의 공동체 그리고 주님의 형제들처럼(그 대표는 야고보) 예수와의 혈연관계에서 권위를 인정받으려 하는 유다계 그리스도교 공동체와 그들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찬례와 같은 교회의 핵심적인 개념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주님의 형제 야고보의 권위에 의지하는 유다계 그리스도인들과 같은 요한공동체의 적대자들에게 요한복음사가는 진정한 의미의 주님의 형제는 사랑 하시는 제자이며 그 권위는 마리아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마리아의 권위는 그러므로 외적인 힘이 아닌 내적인 신앙에 근거한 권위에서 나오는 권위이다.
요한은 이러한 그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공관복음의 일관된 마리아의 모습 곧 혈연적 관계를 배경으로 예수에게 아무 것도 허용 받지 못한 마리아의 초상을 카나의 마리아 이야기에 보전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