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첫째, 여성가구주의 빈곤율과 국가별로 상이한 젠더조건과의 관계를 분석하여 상대적으로 높거나 낮은 수준의 여성가구주 빈곤율을 설명하는 원인조건의 조합을 살펴보고 둘째, 성별 빈곤 격차율과 국가별로 상이한 젠더조건과의 관계를 19개 OECD국가를 중심으로 분석하는 비교 연구이다. 다시 말해서 19개 OECD국가의 서로 다른 수준을 가진 젠더조건의 결합이 '빈곤의 여성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는 것이다.
분석에 사용한 자료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의 LIS, OECD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결과조건인 '빈곤의 여성화'에 해당하는 여성가구주 빈곤율과 남성가구주와 여성가구주의 빈곤 격차는 LIS(Luxembourg Income Study)에서 산출하였으며, 원인조건인 '젠더조건'에 해당하는 하위조건 중 여성의 취업률, 여성의 파트타임 비율. 사회적 지출 그리고 사회적 지출 중 가족부문 지출은 OECD 데이터를 활용하였으며 여성권한척도(G.E.M.)는 UNDP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질적과 양적이 복합적으로 분석 가능한 퍼지셋 질적비교분석(Fs/QCA)을 활용하였다.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첫째, 빈곤층내의 여성가구주의 비율 그리고 남성가구주와 여성가구주의 빈곤 격차 두 개념 모두 '빈곤의 여성화'를 설명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OECD 19개국 모두 여전히 '빈곤의 여성화'가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각 국의 젠더적 조건이 어느정도의 수준인지에 따라 '빈곤의 여성화'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가구주의 빈곤율과 성별간의 빈곤격차 수준이 높은 국가에 해당되는 미국의 경우; 낮은 수준의 여성 파트타임 비율, 여성권한척도 비율, 사회적 지출 그리고 사회적 지출 중 가족부문 지출이 결합되어 '빈곤의 여성화'의 원인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대로 스웨덴과 덴마크의 경우 낮은 수준의 여성 파트타임 비율 그리고 높은 수준의 여성권한척도, 사회적 지출, 사회적 지출 중 가족부문 지출이 결합되어 여성가구주의 낮은 빈곤율과 낮은 성별간의 빈곤격차의 원인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여성 파트타임 비율의 경우 '빈곤의 여성화'에 독립적인 영향을 미친 다기 보다는 사회적 지출 등과 같은 조건과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퍼지셋 질적비교방법이 복잡한 인과관계를 가진 사회현상을 분석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방법론임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에 대한 함의로 여성 빈곤의 경우 일차원적인 근로유인만으로는 탈빈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여성가구주의 특성상 경제적 활동과 가정 내 보살핌의 병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의 다양한 노력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