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이라 불릴만큼 눈부시게 하얀색 의복을 선호 하였으며, 정갈한 진솔옷 입기를 좋아하여 바로 지은 옷 입기를 좋아하였다. 이러한 우리 민족의 의복 풍속은 다양한 풍속화에서 빨래하는 모습과 바느질하는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따라서 조선시대 여인들은 빨래하고 바느질하는 사람으로 표현되었으며, 그 솜씨로 여인들을 평가하기도 하였다.
의복소재가 부족했던 조선시대에 바느질하여 새 옷을 짓는 여인들이 많았던 이유는 착용했던 옷을 모두 뜯어 빨래하고 손질하여 항상 새 옷으로 지어내야 하는 조선시대 의복문화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한복은 현대 서양복과는 달리 평면으로 제도되고 바느질 되어 인체에 입혀지며 자연스러운 주름이나 그 외 부분요소들을 이용하여 착장 효과를 내는 구성법으로서, 평면으로 제도될 때 옷감의 푸서를 그대로 사용하여 각 부분에 여유를 주어서 세탁 시 모두 뜯어서 다시 바느질할 수 있게 실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의복을 모두 뜯어 조각으로 깨끗하게 세탁하고 풀을 먹이거나 다듬이질한 뒤 반듯하게 정리한 조각들을 수집하여 다시 의복으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의복을 탄생시키는데, 이것은 단순한 가사노동이 아니라 평소 그 옷을 입던 착용자를 상징적으로 해체하고 분리, 파괴하는 과정을 통한 남녀 차별이 강한 봉건적인 당시 사회에서 조선조 여인의 대리배설 통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깨끗이 세탁이 끝난 옷감 조각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옷을 지으며, 그 옷을 착용할 착용자의 변화를 바라며 그들의 이상을 이입하여 상징적으로 착용자를 정화시키는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현대 한국 사회 내에서 전통한복에 대한 인식이 입는 옷 보다는 보는 옷으로 변화하고 있어, 개인이 소장한 전통한복이 사장되는 경향이 매우 크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통한복의 해체와 재구성 방법을 기초로 하여 결혼식이나 잔치, 연주회 등에 착용할 수 있는 예복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는 특별한 날의 추억도 되살릴 수 있어 가계전통의 계승이라는 문화적 의미를 가지며 전통문화를 고취시키고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환경에 부담이 되는 의류 폐기물을 줄이며, 고가의 전통한복을 재창조하여 착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값비싼 예복을 새로이 만드는데 소비되는 물자와 금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경제적 요인의 의의를 갖는다.
연구 방법으로는 첫째, 문헌 연구를 통하여 전통한복의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위치 변화를 살펴본다. 둘째, 전통한복의 구성법과 봉제방법을 문헌과 선행 연구자들의 결과물을 토대로 알아본다. 셋째, 전통생활에서 이루어진 의복의 해체와 재구성의 의미를 살펴보고 전통한복을 해체한다. 마지막으로 활동에 불편함과 유행에 뒤쳐짐 등의 이유로 입지 않는 전통한복이지만 과거 결혼식 등의 예복이나 명절에 특별히 사용되었던 전통한복들이 그 추억이나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인해 쉽게 버릴 수 없는 폐기물로 여겨지고 있는 바, 전통한복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여 친지의 잔치나 파티에 착용할 수 있도록 예복 디자인을 개발 제작한다.
연구 결과 7점의 현대 예복 디자인을 개발하였는데, 원재료가 된 전통한복들은 1960년대 이후 2000년대 이전에 서울, 경기 지역에서 제작된 전통한복으로서, 작품I은 깨끼노방 치마저고리를 이용하여 치마를 부풀린 귀여운 이미지의 벌룬 드레스를 디자인·제작하였는데, 여분의 천을 이용해 추가로 5세 아이의 드레스도 제작하여 함께 착용할 수 있게 하였고, 작품II는 폴리에스테르 국사로 된 삼회장 치마저고리를 이용하여 카울 스커트에 곁마기를 이용한 사이드 패널(side panel)이 있는 볼레로 재킷으로 디자인 하였다. 작품III은 실크 숙고사로 된 색동치마 저고리를 이용하여 보디스를 사선색동으로 디자인하였다. 작품IV는 쪽빛 실크치마와 분홍 저고리를 이용하여 엠파이어 스타일의 슈미즈 드레스에 곤색과 분홍색의 넓은 배색이 있는 소매가 달린 크롭 재킷을 디자인하였으며 역시 여분의 옷감을 이용하여 추가로 10세 여아의 드레스를 함께 제작하였다. 작품V는 폴리에스테르 뉴똥 통치마 저고리를 이용하여 어깨에 주름이 있는 사선 랩 드레스로 디자인하였다. 작품VII는 쪽빛 통치마에 흰색 포플린 저고리를 이용하여 목둘레 카울이 있는 홀터넥 드레스를 디자인하였다. 작품VIII은 붉은 실크 오간자 치마와 초록색 실크 오간자 저고리를 이용하여 연두색 보디스에 붉은색 튤립 형태의 치마가 표현된 드레스로 디자인하였다.
위의 작품들은 전통한복을 전통방법에 의해 해체하였으며, 문헌조사에 의해 조선시대에 어머니들이 시집갈 때 만들어 갔던 본인의 옷을 뜯어 아이의 옷을 지어 입혔던 풍속을 따라, 어머니와 아이 또는 할머니와 손녀의 드레스를 함께 제작하는 것을 제안, 전통 복식 문화를 계승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전통 방법에 의해 제작된 전통 한복은 해체가 용이하였으며, 재활용 시 넉넉한 여유분에 의해 변형된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었으며, 깨끼 바느질법에 의해 제작된 한복은 전통방법에 의해 해체할 수 없어 봉제선을 잘라서 봉제선에 많은 저고리는 각 조작으로 나누어져, 소매 외에는 사용 할 수 없었지만 각 조각들을 이어붙이는 방법 등의 소재 개발법에 의한 디자인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므로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전통한복의 재활용 디자인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