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활용해 생산되는 경제적 효과를 지역과 주민이 흡수토록 하는 선순환 구조의 지역 커뮤니티 운동이다.
그러나 한국이 국제기구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은 지 6년여가 돼가면서 각종 문제점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슬로시티의 취지와 이념을 이해하고 난개발을 지양해야지만 느림의 철학이 훼손되고 한국 특유의 '빨리 빨리' 문화가 급속도로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여름 휴가철에 집중돼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자연 생태의 파손과 훼손이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방문객 증가는 자연스럽게 편의시설 확충을 불러와 경관을 훼손시키고 있다.
이는 슬로시티의 정체성 보다는 브랜드를 활용한 수익창출에 무게 중심이 쏠려있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국내 슬로시티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해 우려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슬로시티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찾고자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슬로시티의 현 주소를 평가할 수 있는 라이프사이클 지표를 구축, 각 단계에 맞는 성장전략을 제시해 지속가능성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슬로시티 라이프사이클과 성장전략의 이론적 고찰은 선행연구를 통해서 이에 대한 개념과 특성을 살펴보고, 현재 시행 중인 도시 성장전략과 다양한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유형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신문 검색과 연구 및 정책동향 등을 통해 슬로시티의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슬로시티 라이프사이클 평가지표 개발과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제시를 위한 이론적 틀을 구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설문지를 구성, 전문가들에게 Delphi 기법으로 조사를 실시해 '탐색-개입-발전-강화-정체(쇠퇴)-회복'의 6단계로 구성된 슬로시티 라이프사이클 평가지표를 처음으로 구축했다. 이 지표를 가지고 연구 대상지의 현재 상태를 검증해 증도가 '발전단계'에 위치하고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대상지의 라이프사이클 위치가 확인됨에 따라 새롭게 슬로시티로 인증을 받으려는 지역과 기존 슬로시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6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1단계인 탐색단계에서는 개발방향과 시기를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에 '창조적 관찰'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 2단계인 개입기에는 지자체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개발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민관불이(民官不二)'를, 3단계인 발전기에는 엄격한 경관관리를 위한 '정체성 유지', 4단계인 강화기에는 성장둔화를 막기 위한 '시장 세분화' 전략이 각각 필요하다, 또 5단계인 정체기에는 쇠퇴기 진입을 막기 위해 '창의적 관광 소재 개발' 전략이, 마지막 6단계인 회복기에는 슬로시티가 추구하는 느림의 철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슬로시티 이념 재구축' 전략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각 전략별로 목표와 미션, 행동 주체 등을 제시해 슬로시티가 브랜드 관광 상품이 아닌 진정한 느림의 철학을 밑거름 삼아 전통산업이 활성화 돼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견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속가능한 슬로시티 성장 및 개발은 본질을 잃지 않는 정책을 라이프사이클 단계별로 적기에 수립해 추진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슬로시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 슬로시티의 효과적인 정책 마련 및 마케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