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제는 국가정책에 의해 1970년대부터 전통적 축제를 재생시키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993년 문민정부의 등장으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확산되었고, 국민정부기시에 축제가 본격적인 정책의 대상이 되었다. 1998년 이후 정부는 관광산업을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신산업의 하나로 인식하고 축제를 문화 관광산업과 연계시키는 구체적인 정책을 구성·실시하였다.
축제가 관주도형으로 일정한 시기에 동시 다발적으로 생기면서 독창성 없이 유사하며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다. 축제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축제의 필요성과 발전방향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들 연구들은 주로 전통축제의 정신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제안하거나, 관과 지역민사이의 소통이 중요함을 주장하는 논리들을 펼쳤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맥락에서 문화운동으로서 축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연구 대상으로는 현재 목포지역에서 개최되는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을 선정하였다. 목포마당페스티벌은 마당극 단체인 '갯돌'이 주최가 되어 12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공연예술 축제이다. 갯돌은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시기에 문화운동에 앞장섰던 당사자들이 초동주체가 되어 설립했으며, 현재 마당극을 매개로 하며 문화운동을 하는 단체이다.
문화운동은 70년대 대학에서 시작된 탈춤부흥운동에서 시작하였으며, 탈춤은 우리 것이라고 하는 '전통문화에 대한 주체의식'에서 출발하여 '사회비판성'이라고 하는 공통된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이후 1987년 6월 항쟁을 기점으로 이념적 저항운동이 소강상태를 맞이하였고 문화운동 역시 새로운 활동방식을 요구받으며 보다 광범위한 대중활동으로 전환하였다. 90년대 들어서면서 다양한 문화행위자들과 실천형태가 등장하여 사회 내 문화에 대한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문화운동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문화행위자들과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과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운동을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갯돌' 또한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받았으며 2001년 새로운 문화운동을 위해 목포지역에서 문화운동으로서 축제를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는 '갯돌'이 진행하는 축제를 시기별로 3단계로 구분하여 연구결과를 도출하였다. 1단계 시기는 '문화소외지역을 위한 문화권운동'이라할 수 있다. '갯돌'은 문화가 민중의 삶에서 나온 것이라 판단하고 문화를 매개로 하는 축제를 민중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문화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축제를 진행하였다. 2단계 시기는 '축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갯돌'은 정체성을 수립하기 위해 초청강연회와 전시회를 개최하였으며 '생명'과 '공동체'를 축제의 정체성으로 확립하였다. 또한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지역민과 토론회를 개최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등 축제에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하였다. 3단계 시기는 '대안문화운동으로서 축제의 실현'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축제의 명칭·프로그램·공간을 변경하여 새로운 시도하였다.
'갯돌'의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은 문화를 매개로 하는 축제를 활용하여 지역민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공동체의식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축제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