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영의 21세기 사회로의 변화는 이제 새로운 사회구성원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이로써 교육의 일반적인 역할과 기능에도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동시에 문화예술을 활용한 통합적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과거 교육의 주된 목적이 지식전달로 인식되어 왔다면 현재의 교육은 어떤 문제들을 다각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는 것에도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습득을 위한, 목적이 전도된 지식에서 벗어나 개인들의 경험, 기억,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식의 본질(지혜)을 추구함으로써 사회적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미술관에도 반영되어 이제 더 이상 관람객의 삶에 개입하지 못하고 변화시키지 못하는 무의미한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에서 벗어나 "하나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서 관람객에게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의 미술관으로 존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미술관이 특정한 엘리트 집단을 위한 지식의 창고와 같이 존재하였다면 새로운 시대의 미술관은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대중에게 미술과 문화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적극적인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 대부분의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은 그 역사가 짧고 제도적 지원 기반이 약해 교육적 기능에 충실한 교육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의 교육프로그램들은 주로 전시를 이해시키거나 미술의 기술을 알려주는 것 혹은 관람객의 정서를 순화시키거나 어떤 일을 처리하는 데에 있어 뛰어난 능력을 발휘가능하게 하는 창의력에 향상에 집중되어 있을 뿐, 미술을 통해 관람객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술은 인간의 삶의 질곡이 그대로 반영된, 한 시대의 이슈가 담기기도 한, 문화적 산물이다. 듀이에 의하면 미술은 인간이 각기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이 집약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미술활동 자체가 인간으로 하여금 삶과 사회를 인식가능하게 하는 '가장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양식'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술(예술)이 자신의 삶과 문화를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이해를 도모하고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이라는 존 듀이의 교육철학적 관점에서 문화와 예술, 그리고 교육의 본래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사회구성원들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논하였다.
더불어 현시대는 정보통신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인한 글로벌리즘(globalism), 초국가주의(transnationalism)의 출현으로 국가를 넘어선 차원의 문화적 교류가 이뤄져 타자, 주변, 소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원화와 복수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제 사회구성원들에게 있어 '다름'과 '차이'에 대한 입장들을 수용하고 극복할 수 있는 올바른 '지역적 정체성'과 '세계시민성'의 확립이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데, 본고는 이러한 맥락에서 '전통문화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그 해결책을 전통미술 그 중에서도 전통한국화를 이용한 문화예술교육에서 찾았다.
전통한국화는 단순한 풍경이나 사물의 사실적인 묘사보다는 그리는 사람의 사상과 신념에 따른 사의적인 묘사를 통해 완성된다. 그리고자하는 대상을 먼저 느끼고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정리된 작가의 깊은 사유가 붓을 통해 표현된다. 사의적 정신활동을 통한 깊은 성찰은 오늘날의 유물론적 세계관과 이성중심의 사고, 문명의 이기들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수묵화가 가진 수묵성, 여백성, 상징성, 사의적 표현, 서예성, 문학성은 사회구성원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양질의 미술관 교육프로그램 소재가 된다.
그렇기에 본 연구는 미술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통미술교육프로그램 사례연구에서 나타나는 시사점을 배경으로 미술기법교육, 전시연계교육이 중심이 되었던 과거의 전통미술교육을 벗어나 사회구성원들의 문화적 역량강화를 도모할 수 있는 미술관 교육프로그램으로의 방향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