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컨버전스의 시대로 향하면서 통합적 사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사회가 유비쿼터스 기술을 바탕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개념이나 영역들을 초월하는 융합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현상을 학자들은 복합화, 집합화, 융합화, 통합화, 컨버전스, 퓨전, 크로스 오버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사회 각 분야의 경계모호성에 대해 제시했다. 타 문화 또는 타 영역과의 컨버전스를 통해 경계의 모호성이 나타나는데, 컨버전스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요구로 형성된 메가트렌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컨버전스에 대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컨버전스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 뒷받침할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컨버전스를 주제로 한 연구들이 다소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적 개념의 컨버전스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컨버전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패션 산업 역시 시대의 요구와 함께 컨버전스를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소 정체되어 있는 패션산업을 한 단계 도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본 연구는 패션산업에서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컨버전스 및 컨버전스 디자인의 개념 및 영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사회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컨버전스의 유형 분석을 통해 패션산업에서 컨버전스 디자인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패션에 있어서 컨버전스 디자인의 특성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산발적으로 진행되어온 연구를 넘어서는 통합적 접근을 시도하여 패션산업 및 연구 분야에서의 시각의 확장을 가져오는데 목적이 있다.
패션산업에서의 컨버전스에 관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패션산업 전반에 나타나는 컨버전스 및 컨버전스 디자인에 대한 활용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연구목적을 달성하기위해 연구 방법으로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컨버전스의 역할은 정보통신사회에서 생명공학사회, 나노기술사회, 문화기술사회를 거쳐 융합기술사회로 변화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문헌연구와 실증연구의 결과 패션산업의 컨버전스 유형을 기술 중심의 컨버전스, 산업중심의 컨버전스, 인간 중심의 컨버전스, 서비스 중심의 컨버전스, 시장중심의 컨버전스로 구분하고 각각의 특성을 고찰하였다. 분류된 유형에 따라 실제 사례들을 분석·고찰한 결과 컨버전스 디자인의 특성은 탈경계성, 감성 지향성, 기술 지향성, 시공간 초월성으로 도출되었다.
유형별 컨버전스 디자인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탈경계성은 패션과 다른 분야와의 컨버전스를 통해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또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패션쇼와 콘서트 또는 공연의 컨버전스를 통해 그들 각각의 경계는 모호해 졌지만 FACON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등장하였고, 패션과 건축의 컨버전스는 복식의 형태에 있어서의 개념의 전환과 패션 매장의 연출에 있어서 디스플레이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협업으로 그들의 활동영역에 있어서도 탈경계성이 나타나게 된다.
둘째, 감성 지향성은 컨버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새로운 감성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기존의 기능 중심적 컨버전스의 가치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단순한 기능의 컨버전스를 넘어 디자인적인 요소들의 강화나, 기업의 전략들에 의해 창조되는 컨버전스 디자인의 가치이자 특성이다. 특히 미적 가치 표현으로 감성적 만족감을 제공하는 컨버전스 디자인이 여기에 해당된다.
셋째, 기술 지향성은 컨버전스 디자인의 기술지향성은 기능 및 사용자 환경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융합으로 초기 단계의 컨버전스라 할 수 있다. 아날로그 컨버전스 제품들에서 융합이 된 기능들은 제품의 사용자 환경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것들이 많다.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들은 시스템화된 기능들을 갖는데, 과학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기능의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을 가능하게 만든 요인이다.
넷째, 시공간 초월성은 IT기술의 발달과 함께 실현되는 디자인 특성이라 할 수 있는데 실제가 아닌 가상의 공간을 통해 패션디자인 프로세스의 전 과정이나 패션쇼가 진행되기도 한다. 또한 시공간 초월성을 통해 산업 기반의 변화가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의 가능성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패션산업에서의 컨버전스 디자인은 유형별로 특성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각 유형 간에 디자인이라는 주요 개념 자체는 순환적인 구조를 보였다. 또한 컨버전스 경향에 있어서 초기의 컨버전스가 단순한 기능 또는 기술의 융합이었다면, 최근에는 문화를 비롯한 예술전반에 걸친 컨버전스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K-POP의 세계적인 인기와 더불어 패션과 음악, 대중문화가 결합된 형태의 컨버전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교육에 있어서도 다양한 분야의 이해를 기초로 한 융합형 학문이 많이 보여 지는데, 이는 학제, 또는 학문 간의 융합은 물론 패션산업의 프로세스를 포괄하는 프로세스간의 융합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컨버전스의 경향은 점차 감성적이고 문화적인 양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되며 통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컨버전스는 패션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