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의 관계 또는 대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 논문은 과학적 무신론(scientific atheism)의 종교비판과 과학신학적(scientific theological) 응답을 중심으로 상보적 대화(complementary dialogue)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여, 도킨스(R. Dawkins)의 과학적 무신론이 제기하는 종교비판과 맥그라스(A. E. McGrath)의 과학신학적 응답이 갈등(conflict)과 독립(independence) 관계유형(type, model)에 속한 나머지,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추가 논의가 교착된 상황임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고자 과학신학적·사회경제학적(sociological economics) 관점을 적용한 대화를 진행하여 과학과 종교가 상반(conflict)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complementary) 관계임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방법론과 함께 자세와 태도에서 독창성을 가진다. 물리학적 상보성 원리(the principle of complementarity)를 원용한 상보적 대화 방법은 과학과 종교의 대화 내용과 형식이 배타적이고 이질적인 관계라 할지라도 공명(consonance)과 대화(dialogue), 그리고 접촉(contact)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상태에서 과학과 종교의 담론을 전개할 수 있다.
상보적 대화 방법으로 과학신학적 관점을 적용한 논의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 유형은 갈등과 독립보다 대화를 지향하되 상보적 대화를 모색하여 미래 지향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신앙적 진정성과 과학은 분리되어야 하며,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가 무신론 선전(atheistic propaganda)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한다. 아울러 인류원리(Anthropic Principle)는 무신론적, 유신론적 해석 논쟁을 극복할 수 있는 생태신학적(Eco-theological) 포괄성의 원리(Principle of Comprehensiveness)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앙(religious belief)에 대한 비판과 응답의 상보성(complementarity)은 종교로 하여금 맹목성과 비합리성을 탈피하도록 촉구하고 과학에도 종교적 믿음을 세계관으로 존중할 것을 요청하며 인류애로의 회귀를 권유한다. 종교기원(origin of religion)에 대한 비판과 응답은 사회와 역사의 현실 참여적 종교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종교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성격을 고려하여 판단과 평가에 진중할 것을 과학에 제안하고 있다. 종교현상(religious phenomenon)에 대한 비판과 응답을 상보적 방법으로 대화한 결과, 악과 폭력에 대한 정치경제학적(political economics) 관점을 고려하면서 다층적이고 전체적인(holostic) 사고로 접근해야 하고 생명, 평화, 정의, 그리고 제3세계의 고난에 동참하는 실천적 담론 형태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타난다.
상보적 대화에 사회경제학적 관점을 적용하여 논의하면, 과학과 종교의 대화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소외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고, 유신론 논증 공방의 정체 상태를 타개할 수 있으며, 사회경제학적 관점에 근거한 실천적 영성과 전복적이고 혁명적인 사고, 그리고 희년정신의 추구는 과학과 종교의 대화에서 현실적 가치와 의미를 제고하는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