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다문화 가족구조에서 다문화 가족이 해체된 후 베트남 이주여성이 어떻게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어머니 됨' 의 체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연구이다. 더 나아가 기존의 연구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여성의 '어머니 됨' 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경험 당사자의 언어로 생생하게 듣고 한국의 가족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다문화 가족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한국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는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여성 6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였고 체험 당사자들의 있는 그대로의 총체적인 삶을 이해하고자 밴매넌의 해석학적 현상학의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연구절차 단계를 밟아 나갔다. 밴매넌의 느슨한 해석학적 현상학 분석방법과 지오르기의 분석방법으로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 여성의 '어머니 됨' 의 체험의 본질 구조를 찾아보았다.
본 연구의 결과 베트남해체가족 이주여성의 경험은 서로 다를지라도 체험 당사자들의 의식 속에 나타나는 본질은 '희생을 통한 희망 찾기' 로 드러났다. '어머니 됨' 의 체험은 3개의 주제묶음으로 도출되었다.
첫째, 국제결혼을 통해 부모님을 돕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행복한 삶에 기대가 환상이었음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 초기부터 드러나는 미성숙한 남편의 생활태도에서 국제결혼에 대한 꿈이 환상이었음을 느끼고 같은 공간에 살지만 의지할 수 없어 외로움과 아픔을 경험하면서 가족에게 무관심한 남편으로부터 점점 희망을 잃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감당하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온갖 가정폭력에 억눌리면서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어려움이 많지만 모성으로 희망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모성으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양육권을 주장하고 불안한 체류자격이 될까봐 두렵지만 한국에 남아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아이와 헤어지는 아픔을 경험했고 돌봐 줄 시간은 없지만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한국아이로 키우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육을 위해 차별을 견디며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셋째, 어머니로 나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드러났다. 아이의 존재는 외롭고 힘든 한국에서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 미래를 계획하고 희망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를 통해 어머니로서 존재의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은 일과 양육이 힘들었지만 한국에서 잃어버린 권리를 찾고 어머니로서 자신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경험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는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여성의 '어머니 됨' 의 체험을 연구자 중심이 아닌 연구 참여자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연구하였고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여성의 '어머니 됨' 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베트남 해체가족 이주여성의 결혼생활 경험이 아니라 '어머니 됨' 의 체험에 중심을 두고 정보를 제공하여 한국의 가족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다문화 가족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