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요한복음서에 등장하는 여성들, 즉 예수의 어머니, 사마리아 여인, 간음한 여인, 마르타와 마리아, 베타니아의 마리아,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의 참된 제자였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한 목적에 다다르기 위하여 먼저 '제자'라는 단어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 '믿다', '사랑하다', '따르다', '증언하다' 등과 같이 요한복음서 저자가 참된 제자를 더욱 효과있게 묘사하기 위해 특별하게 사용한 단어들을 분석하였다. 또한 본문이 쓰여진 삶의 자리인 예수시대 유다사회에서 여성이 지닌 불평등한 사회적, 종교적 지위를 알아보고 이와 대조적으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한 인격체로서 존중한 예수의 여성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았다.
요한복음서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예수와의 진실한 만남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예수의 어머니는 굳건한 믿음을 통해 예수와의 새로운 관계로 옮아갔으며 마침내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어머니로서 자리하게 된다.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와의 신학적인 대화를 통해 믿음에로 초대되었고 예수를 믿고 고백하고 전파하기에 이른다. 간음한 여인은 예수의 조건없는 자비로움 속에 죽을 죄를 씻고 새로운 삶을 살아감으로써 예수를 전하는 증인이 되었다. 마르타는 예수의 자기계시를 받고 메시아 신앙을 고백하게 되며 지상의 예수에게서 하느님의 영광을 본다. 베타니아의 마리아는 지극한 사랑과 아낌없는 헌신으로 죽음을 앞둔 예수를 위로하고 있고 그의 위엄에 합당한 경의를 표한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의 공생활, 죽음, 묻힘, 부활을 목격하고 예수에게서 파견되어 예수부활을 전함으로서 사도들의 사도가 된다. 여성제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예수의 참된 제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또한 여성이야기가 "표징의 책"과 "영광의 책"의 시작과 끝에 위치하고 있어서 요한복음서 안에서 여성이야기의 중요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아보았으며, 각각의 여성제자와 남성제자 혹은 남성 등장인물의 비교를 통해 여성들이 예수의 참된 제자임을 더욱 부각시켰다.
여성제자들의 모습은 초기 한국천주교회의 탁월한 지도자인 강완숙 골룸바의 삶 속에 녹아있고 현대 한국천주교회의 여성신자들의 모습 안에 흐르고 있다. 그러나 2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여성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아쉬움이 크다. 여인들을 대하는 예수의 모습, 예수를 만난 후 변화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주목할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수를 온전히 이해하고 따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