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로마 8,1-17에 나타나고 있는 바오로의 성령이해를 통한 그리스도인의 성화에 대하여 연구한다. 로마서 8장은 바오로 서간 중에서 성령에 관하여 가장 집중적으로 다루어지는 장으로 이곳에서의 성령의 언급은 그리스도인의 성화를 말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인이 됨으로써 구원을 받았지만 여전히 내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그리스도인의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성령으로 제시하고 있다. 로마서 8장은 그리스도인의 성화의 주체가 성령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성화의 삶은 '성령에 따르는 삶'임을 말하고 있다.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삶을 살고자 하지만 '이미와 아직' 사이의 종말론적인 긴장을 살고 있는 존재로서 갈등을 겪는다. 이 갈등의 원인은 옛 시대의 세력을 대변하는 '율법'과 '육'은 새 시대의 '성령'으로 인한 것임이 드러난다. 바오로는 율법과 육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가 될 수 없음을 로마서 8장을 통하여 보여준다. 본 논문에서는 8장과 인접한 로마서 7장을 통해 율법과 성령의 관계를 살펴본다. 그리고 갈라티아서 5장의 주요구절을 통해서는 영과 성령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성화에 관한 성령의 활동을 이해하도록 한다. 율법과 육은 성령과 대조를 이루며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을 따르는 삶으로 드러난다.
구원은 율법이 아닌 성령에 의해, 육을 따르는 삶이 아닌 성령을 따르는 삶으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인이 됨과 동시에 성령은 이미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졌고 구원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직 구원이 완성된 것이 아니기에 그리스도인은 그들 안에 내재하시는 성령을 따라 성화의 삶을 살 것을 요구받는다. 이는 하느님의 성령이 성화의 주체이시지만 그를 따르는 것에 그리스도인의 능동적인 협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자유의지로서 '육'과 '성령'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