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분야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활용은 현대 건축의 디자인에 큰 분기점을 가져왔다. 건축은 다른 디자인 분야에 비해 중력, 재료, 공간의 물리적 제약과 공간 구성요소의 유기적 활동성이 가지는 한계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이러한 건축 디자인 분야는 혁명적인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디지털 패러다임과 건축 디자인 프로세스의 통합으로 인해 이제까지 기하학적이며 물리적 공간 안에서 이루어졌던 공간 개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공간, 유기적 공간이 나타나게 되었다. 유기적 공간은 '디지털의 개념을 적용하여 자연의 유기성, 생명현상들을 모방하는 시도들'로서 디지털의 개념이 나타나기 전 자연적 모방만을 시도해왔던 유기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이다. 이러한 디지털 건축의 유기적인 공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유기적인 형태와 연속적인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환경과 상호 작용하며 유기적인 공간 개념들을 형상화함으로써 현재 비기하학적이고 역동적인 형상의 건축과 그 실내공간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디지털 건축에서 나타나는 유기적 표현 특성들은 그 개념이 방대하고 복합적인 의미를 띄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 건축의 유기적 디자인 표현에 적용 가능한 키워드 도출을 위해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13가지의 표현특성들을 정리하였다. 이 특성들은 분석의 기준에 따라 서로 연관되기도 하고 상위체계 또는 하위체계로 정리될 수 있으나 본 논문에서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으로 디지털 건축의 유기적 특성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공통적인 개념들을 묶어 키워드를 도출하였다. 분석 사례는 현재 유기적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자하 하디드의 2005년 이후의 작품을 선정대상으로 하였다.
사례분석 결과 자하 하디드의 건축과 실내공간에서 보여 지는 디지털의 유기적 표현특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디지털과 자연이 조화롭게 결합된 유기적 건축과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기하학적인 수직, 수평으로 구성된 공간을 탈피한 유기적 전체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형태적 분류의 비선형성 개념인 유동성, 역동성, 위상변환성의 개념이 대부분의 작품에서 나타났으며 형태적 측면에서 유동성은 공간의 입체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역동적인 표현과 부드러운 연속을 통해 내부를 구성하는 모든 면이 하나의 면으로 연결되는 동시에 다른 개념과도 연관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비선형성은 공간을 대표하는 표현특성으로서 다른 표현특성과 더불어서 공간에 표현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현대건축에 적용시킬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디지털을 통해 비선형의 개념을 공간에 적용시키며 기존의 기하학적인 건축양식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공간형태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비선형적 형태가 외부에서 내부로 연계 작용하여 변형을 통해서 공간과 공간, 외부와 내부, 관객과 공간의 연속적 상호관계성을 유도하고 있었다. 상호간에 지속적으로 공유되는 듯한 연속성이나 주변 환경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유동적 형태로 주변과의 유기적 관계를 갖는 조직적 구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셋째, 면에서 연속적으로 접히는 유기적 형태, 공간과 공간의 연결, 재료의 투명성, 공간 내부의 동선체계나 프로그램 및 문화공간의 연결을 제공함으로써 외피와 주변 환경은 내부로 흘러 들어와 추상적, 감성적으로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무의미 해지는 탈경계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넷째, 이러한 유기적 형태를 가진 건축물은 기존의 정형적인 건축물의 형태를 벗어나 도시적 랜드마크가 될 수 있으며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현대건축의 기하학적이고 정형적인 형태로 획일성의 한계에 부딪힌 건축 디자인 현실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 됨으로서 국제적, 도시적 차원에서 큰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디지털 건축에서 유기적 표현특성이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자하 하디드의 사례분석을 토대로 최근 디지털 건축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알아보았다. 본 연구는 유기적 공간의 개념과 조형원리를 파악하여 앞으로 공간디자인에 유기적 개념을 적용시키기 위한 자료를 제시함에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