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다크투어리즘의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관광지로서의 기능이 미비한 5.18사적지를 장소마케팅을 통해 다크투어리즘 장소로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문헌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산재해 있는 다크투어리즘 장소들을 조사·분석하여 다크투어리즘의 장소를 유형화했고, 각 유형별 사례분석을 통해 다크투어리즘 장소에 도입된 장소마케팅의 성공요인을 도출했다. 그리고 이를 실제 5.18사적지에 적용하여 5.18사적지의 장소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였다. 또한 5.18사적지의 장소마케팅 수립과정에서는 5.18사적지의 현장답사와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이상의 과정을 통해 이 연구에서 밝혀진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크투어리즘의 장소들은 교육공간, 상징공간, 문화공간, 여가공간, 상업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었으며, 다크투어리즘의 장소유형에 따라 강조하는 세부요소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다크투어리즘 장소를 마케팅 함에 있어서 공간유형에 따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마케팅 요소가 서로 다름을 의미한다.
둘째, 다크투어리즘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장소들은 조직구성, 공간개발, 홍보채널, 브랜드 구축 등의 장소마케팅 추진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대체적으로 장소마케팅이 도입된 다크투어리즘 장소는 조직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잘 갖추고 있었고, 심미성과 상징성이 뛰어난 공간디자인 기법을 구현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존의 홍보수단과 더불어 오락성과 체험성을 강화한 문화적인 방법들을 시도하여 장소를 홍보하고 있었다. 여기에 국제적 인증마크를 획득한 일부 장소는 대외적으로 장소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었다.
셋째, 5.18사적지의 장소평가 결과로, 현재 5.18항쟁의 장소들은 사적지로 지정돼 있으나 관광지로서의 기능은 미비하고 공간재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3단체로 분열돼 있는 5.18희생자모임을 하나로 통합하는 문제가 남아있고, 광주시가 지향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문화도시와 5.18의 인권도시 브랜드가 상충하는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넷째, 5.18사적지의 수요조사 결과로, 5.18기념장소를 방문하는 방문객으로는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5.18기념장소의 방문을 통해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인식 및 정보를 얻고자 했다. 그리고 관광지로서 5.18기념장소는 볼거리 및 체험거리 부족, 홍보물 및 이정표 설치 부족, 5.18항쟁에 대한 정보 부족, 편의시설 부족, 박제화 된 공간디자인 등의 문제가 골고루 지적됐다. 응답자의 71%가 5.18기념행사를 축제화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64%가 5.18기념공간을 추가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5.18사적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대답이 전체 43%를 차지했으며, 활용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를 나타냈다.
다섯째, 사례분석과 장소평가,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5.18사적지의 장소마케팅 추진전략을 제시하였다. 5.18사적지의 마케팅 목표를 광주시가 지향하고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5.18사적지 26곳을 문화관광형 다크투어리즘 장소로 개발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5.18사적지의 목표시장으로는 유산관광을 자주하는 학생고객층으로 설정하였으며, 조직전략으로는 5.18항쟁 희생자모임을 하나로 통합하는 모델과 민관산학으로 구성된 5.18다크투어리즘 협의체 모델을 제시했다. 공간개발전략으로 26곳의 5.18사적지를 교육공간, 상징공간, 문화공간, 여가공간, 상업공간 등의 다양한 장소유형으로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그 방향을 제시했다. 홍보채널전략으로는 5.18기념행사의 축제화와 오락성이 강화된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주문하고 그 모델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전략으로 난립해 있는 로고를 하나로 통합하고, 슬로건과 랜드마크, 상징색깔 등의 브랜드 형성요소를 세련된 이미지로 다시 설정할 것을 주문하고 그 모델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장소마케팅이 다크투어리즘의 장소에 도입됨으로써 기존의 박제화 되고 과거지향적인 유산관광형 다크투어리즘 장소가 오락성과 심미성, 체험성이 강화된 문화관광형 장소로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소성의 변화는 다크투어리즘의 주제에 관심이 낮은 고객에게까지 다크투어리즘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즉, 장소마케팅 전략은 다크투어리즘 방문객의 범위를 넓히고 다각화하는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장소마케팅 관점에서 다크투어리즘 장소를 다룬 최초의 국내연구로 장소매력이 다크투어리즘의 발달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 다크투어리즘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혔다는데 의의가 있다. 기존 연구가 다크투어리즘의 개념정립과 여행 동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본 연구는 마케팅 관점에서 다크투어리즘의 장소매력을 연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