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운영현황과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공공미술의 새로운 유형인 공동체 미술을 보다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래로, 문화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이 주요 정책의 화두로 꾸준히 대두되면서 다양한 문화적 지원이 지역사회에 확대되어왔다. 미술 분야에서는 지역의 문화발전과 소외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움직임으로 「아트인 시티 (Art in City)」, 「마을미술프로젝트」 등 공공미술의 지원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주민참여형' 공공미술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여 예술가가 지역주민과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자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젝트는 지역의 장소성에 대해 인식하고 문화·역사적 특성을 반영할만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는 단기적인 사업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형식적인 주민참여, 사후 관리의 부재와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미술작품의 설치 등 여러 가지 한계를 나타내었다.
최근 들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한 예술창작공간은 그 의미와 역할이 확대되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공동체 미술을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국의 예술창작공간은 예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상호간의 지속적인 협업과 커뮤니티 형성에 중점을 둠으로써 예술가-지역-시민의 소통의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그 초점이 예술작업 공간의 공급에만 집중되고 있으며, 단기적인 작가 입주 지원과 일회성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치중함으로써 예술가-지역민과의 소통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본고에서 살펴본 2010년에 진행된 레지던시 프로그램 "성촌예술마을 만들기"는 작업 공간 공급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마을 내에 입주하여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예술 작업을 하고 주민과 함께 다양한 워크숍과 공공미술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예술가와 함께 자연스러운 창조적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좀 더 바람직한 '공동체' 미술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주민의 참여와 공동체 미술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함께 실행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찾고자 하였으며, 성촌예술마을 만들기의 사례를 통해 지속가능한 공동체 미술로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안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선행연구에서 나타나는 시사점들을 바탕으로 지역성의 발굴을 통해 차별화될 수 있는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으며, 주민참여 활성화에 목표를 두고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결합된 예술창작공간의 운영을 통한 공공미술 프로그램, 그리고 지역 특수적인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또한 새로운 주문자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이 지역문화형성에 있어 주체적인 참여자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과 예술가와의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연계적이고 지속적인 공동체 미술로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주민의 삶에 밀착된 이러한 예술창작공간은 예술가들의 작업뿐 만 아니라 공공미술과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는 공간이 되고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문화매개자 역할을 하며 지속적인 공동체 미술을 생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