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영성생활이란 하느님의 다가오심에 자신을 개방하여 하느님과 대화함으로써 성령에 의해 일깨워지고 변화되는 영적 삶으로써, 하느님과 일치로 나아가는 길이요.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며, 성령께서 이끌도록 자신을 맡기는 삶이다.
이러한 영성생활에는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계명의 길과 수도자들을 위한 권면의 길 등 두 길이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 세상이란 인간들이 창조주의 영광을 보여 줄 좋은 곳으로, 평신도들은 세상에서 현세적인 일에 종사하며 하느님 뜻대로 살아감으로써 천국을 찾도록 불림 받은 사람들이라고 계명의 길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현세적 봉사로써 모든 사람에게 보여준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 중에 자신의 생활조건과 직무환경을 통하여 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세례로써 영성생활에 초대받은 사람으로서 생활 속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통해 그리스도의 자기봉헌을 실천하고 있기에 세상 안에서의 그의 삶 자체가 영성생활로써, 그의 삶의 체험 속에는 성령의 은사와 덕행의 열매가 새겨져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교 성인들의 영적인 삶을 교훈삼음은 바로 우리가 성인들의 생애 체험 속에 새겨져있는 성령의 열매를 보고 성령의 이끄심을 간접적으로 경험함으로써 자신을 초대하는 성령의 이끄심에 귀 기울일 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전환되면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급박한 환경 속에서 현대경영에 그리스도적 빛을 비춰 줄 영적리더십을 발휘했던 대표적인 성인이 곧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이다. 성인은 15세기 말 중세의 신 중심에서 인본주의로 충격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에 예수회를 현대적인 경영관리의 기법들로 경영함으로써 세계적인 수도회로 발전시켰다.
이에 본 연구는 성인의 예수회 통솔체험에서 현대경영에 교훈이 되는 그리스도적 원리를 찾고자 조직행동론 차원에서 접근한 결과, 현대경영학자들이 성인에게 크게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영적 통솔임을 알게 되었다. 특히 회헌 제9부는 성인이 세계적인 사목활동을 하는 예수회를 통일적이고 발전적으로 이끌기 위해 창의적으로 고안한 이상적인 통솔모형이 실린 핵심자료로써, 이상적인 영적 통솔의 모델인 성인의 자질과 권한, 통솔요건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우리는 이를 통해 현대기업에 필요한 그리스도적 통솔원리에 접근할 수 있다.
성인이 예수회 총장으로서 행한 이끎은 동기적 차원인 이타적 사랑에 의한 영적리더십이 아니라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ad maiorem Dei gloriam)' 목표 차원에서의 영적 통솔행위이다. 조직을 통솔하는 경영자는 조직원 앞에서 최고 권력자이기에 앞서 하느님 앞에 최고로 책임을 지는 자이다. 조직을 경영하는데 있어서 하느님의 뜻은 경영자가 '이웃인 조직원들의 더 큰 행복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카리스마를 이용하여 세상을 향해 조직을 책임 있게 통솔하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이는 하느님 앞에 죄인이며 부족한 자들이지만 하느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카리스마를 이웃을 위해 실현했을 때 하느님 보시기에 좋고 그들은 행복할 것이다. 그러기에 크든 작든 조직을 맡은 경영자는 스스로 하느님 앞에 죄인이요 부족한 자로서 항상 조직을 자신의 카리스마를 수단으로 조직구성원의 카리스마가 꽃피게 하도록 부름 받았다는 소명의식으로 통솔하여야 한다. 즉, 영적통솔 안에서 경영자는 윤리의식인 경영철학이 아니라 하느님으로 부터의 소명의식에서 통솔해야 한다. 이 소명의식 하에서 성인은 '리더가 하느님에 부르심에 응답하여 의사결정한 후 지속적인 성찰 속에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조직원들을 이끄는 영적 통솔행위'인 소명-투신-성찰영적리더십을 수행하였다.
'혁신없이 생존없다.'는 현대 경영에서 이 소명의식 하에 경영자는 모든 것의 시작을 하느님의 뜻을 구함에서 시작하고, 행함에 있어서는 자신이 먼저 온 몸을 투신하여 솔선하고, 이행함을 수시로 하느님의 뜻에 비추어 판단하고 교정하는 소명(Calling), 투신(Doing), 성찰(Seeing)의 순환과정 속에서 조직을 통솔함으로써 고통 속에 수행되는 기업의 혁신 속에서도 조직원들이 자유, 소명, 사랑, 하느님과 만남의 가치를 누리며 행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곧 이냐시오적 영적 통솔(Ignitian spiritual government)이다. 리더는 따르는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동기적인 이타적 사랑을 구하는 자가 아니라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구하는 지극히 겸손한 자다. 항상 하느님 앞에서 스스로 겸손하고 낮은 자되어 부하들을 사랑하고 봉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인이 몸소 삶의 체험으로 구현한 그리스도적 영적통솔행위이다. 이렇게 조직을 통솔했을 때 이끄는 자 스스로도 행복하고, 따르는 사람도 행복한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통솔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