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정보재 가치논쟁'에서 제기된 디지털 정보상품의 가치와 가격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논쟁 대상 그 자체의 문제를 환기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즉, 논쟁의 대상이 되어 온 '정보재'라는 개념을 각 논자들이 제각기 어떠한 의미로 사용해왔는지 살펴보고, 보다 정확하고 한정적인 용어-디지털 정보상품-로 규정함으로써 논쟁에서의 다소간의 혼란을 피할 수 있음을 보이고자 했다.
'정보재 가치논쟁'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은 디지털 정보상품의 가치와 가격을 맑스의 노동가치론에 기초하여 해명하고자 한 논쟁인데, 주된 논쟁점은 디지털 정보상품의 단위는 무엇이며 그 가치는 어떻게 규정되는가, 그리고 디지털 정보상품의 높은 가격은 어떠한 요소로 구성되는가를 밝히는 문제였다. 먼저 첫 번째 문제에 대해 버전이 그 단위이며 버전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이 그 가치를 결정한다는 주장, 버전과 카피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으며 버전의 가치가 카피에 분산된다는 주장, 마지막으로 현실적 판매단위인 카피가 디지털 정보상품의 단위이며 카피의 재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이 곧 상품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보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이 논문에서는 각 논자들의 주장을 차례로 살펴보고 논쟁의 전개에 따라 어떻게 논자 상호간에 비판이 오갔는지 검토할 것이다.
두 번째 논쟁점, 디지털 정보상품의 높은 가격은 무엇으로 구성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특별잉여가치, 지대, 독점이윤 중 무엇이 그 구성요소인지 밝히는 문제로 전개되었다. 이 논문에서는 기존의 논자들이 디지털 정보상품을 모호하게 규정함으로써 가격 구성요소를 해명하는데 어떻게 설명력을 잃게 되었는지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