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우리의 생활문화에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 행위는 시대상황에 따른 생활문화의 창조행위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디자인은 생활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형성된 생활문화는 새로운 디자인의 창출을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디자인이 존재할 수 있는 배경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사회 이후 물질문명의 도래와 급속한 커뮤니케이션의 발전으로 다양한 변화를 수용해야하는 현대 디자인에 있어서, 여전히 보편적 진리와 원칙으로 고정된 디자인 사고로는 새로운 감수성을 수용하려는 인간에게 더 이상 새로운 디자인 가치를 부여하기에는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급속한 변화에 민감해진 인간은 계속해서 탄생되는 인공물과의 새로운 관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산업화의 발달로 인한 환경파괴가 드러나면서 1980년대 중반부터 환경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 개념이 되었다. 환경파괴와 에너지 고갈이라는 인류의 위기 인식과 함께 환경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삶의 영위를 위한 건축/디자인 분야의 노력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점에 맞추어 1990년대 초반 네덜란드의 젊은 제품 디자이너들의 작업에서 당시로는 범상치 않은 디자인의식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작품에서 단순한 사물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이 그렇게 만들어진 특정한 맥락에 대해 뭔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원의 절제된 사용과 소재나 제품, 유형의 빈번한 재활용, 스타일의 철저한 배제 등을 표현한 작품에서는 산업사회이후 이미 만연해 있는 과소비, 그리고 디자인을 스타일이나 기술적 완벽성과 동일시하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되었던 시대에 1993년 네덜란드 디자인 그룹 드룩디자인(Droog design)은 탄생하였다. 드룩디자인의 컬렉션과 작품성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였고, 드룩디자인은 사물에 대한 기존의 기능은 물론 개념들을 재-사고 (Re-thinking) 및 재-정의하고, 실험적이고 경험적인 디자인접근으로 근래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인 그룹이다.
본 논문에서는 드룩 디자인의 디자인개념을 고찰하고 이러한 디자인 개념에서 나타나는 친환경적 표현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드룩 디자인의 개념과 디자인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시대, 환경, 기술적 요인에 따른 의미 변화 양상에 대해 알아본 후 이러한 분석을 통해 드룩디자인에 나타난 친환경적 요소를 리디자인, 경험 디자인, 일상의 디자인으로 나누어서 분석하고 그에 따른 표현특성을 실제 친환경 건축에 대입하여 그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친환경이라는 의미에 대한 접근을 기술적 진보와 과학적인 접근으로 적용하지 않고 인간이 구체적으로 이용하는 주변 환경의 빛, 공기, 물 등의 자연적인 환경변화를 통해 접근하였으며 사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의식변화 그리고 그것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행동으로 표현한 드룩디자인의 디자인 개념을 친환경과 연결하고 그 의미를 제시하였다는데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