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프로젝트관리(PM) 관점에서 수원 화성의 역사문화환경 보전사업을 평가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프로젝트관리(PM)는 프로젝트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프로젝트 활동에 지식, 기술, 도구, 기법 등을 적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업 기간(time), 사업 품질(quality), 사업 비용(cost)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영관리 기법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역사문화유산을 통한 자국민의 자긍심 고취, 도시의 정체성 회복, 나아가 관광수입 증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인 계획과 점적 문화유산 보전의 폐해가 늘어나자 좀 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계획과 효율적인 실행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갔다. 이로 인해 복원의 시작단계에서 활용단계까지 분리하여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프로젝트(project)로 인식하여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관리의 적용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프로젝트관리는 20세기에 새롭게 정의되고 이론화된 경영기법이지만, 과거 많이 사용된 업무 방식이기도 하다. 그 중의 하나인 18세기 수원 화성 축조사업은 철저한 계획과 현대적인 기술을 이용하여 초기 계획된 10년의 공사기간을 2년 반으로 줄인 매우 효과적인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먼저 18세기 수원 화성 축조사업을 프로젝트관리의 사업 운영 관점으로 분석하여 실제로 프로젝트관리가 적용되었는지 평가한다. 사용되는 평가지표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프로젝트관리 프로세스인 프로젝트관리협회(PMI)의 프로젝트관리 지식체계 지침서(PMBOK®)와 영국 상공기관(OGC)의 프린스2(PRINCE2)를 이용하여 새롭게 추출되었다. 이어 추출된 56개의 평가지표를 재분류한 지식영역적 관점과 단계적 관점으로 지금의 수원 화성 보전사업을 평가 분석했다. 18세기 수원 화성 축조사업과 지금의 수원 화성 보전사업을 내용분석 방법으로 평가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18세기 수원 화성을 축조 했을 때 프로젝트관리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단순히 프로젝트관리의 일부분을 진행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56가지의 프로세스 대부분을 진행 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둘째, 지금의 수원 화성 보전사업에서 프로젝트관리 적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영역별로 프로젝트관리 적용을 평가 한 결과 대부분의 범위, 예산, 공사기간, 조달 등 일반적인 건설과 관련한 공정관리는 대부분 진행되고 기록되었다. 반면 의사소통관리, 리스크관리에서 낮은 적용률을 보여 주고 있다. 단계별로 프로젝트관리 적용을 평가한 결과 종료단계에서 가장 높은 적용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실행단계와 감시 및 통제단계에서 가장 낮은 적용률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지금의 보전사업에서 프로젝트관리가 실제로 적용되었다고 보기 힘든 이유에는 제도적, 운영적, 인식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도적 원인은 프로젝트관리 적용에 대한 미비한 법률적 제도에 있다. 운영적 원인은 프로젝트관리자나 프로젝트관리를 위한 체계적 조직의 부재에 있다. 인식적 원인은 보전사업을 하나의 통합된 프로젝트로 운영하는 개념에 대한 인식 부족에 있다.
이렇게 분석된 평가 결과를 통해 역사문화환경 보전사업에 대한 프로젝트관리 적용 제안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건설산업기본법과 같이 문화재보호법에 프로젝트관리 관련 규정을 보안하여 적용에 대한 구속력을 갖게 한다. 기존의 문화재보호법의 문화재 보존 시행계획을 수립할 때나 문화재감리제도를 실시할 때 적절한 프로젝트관리 기법을 적용하도록 법률 보안을 하여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업무진행을 하도록 한다.
둘째, 기존의 보전사업 관련 조직을 프로젝트관리 조직화하여 운영한다. 프로젝트관리자나 통제변경위원회의 활용을 통해 통합적인 사업진행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관리의 지원센터를 설립하여 프로젝트관리자의 교육, 한국형 프로젝트관리 제안, 종료된 프로젝트의 선례자료를 관리하도록 한다.
셋째, 보전사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연도별로 진행되는 사업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통합하고 연도별 프로젝트로 세분화한다. 또는 지금까지 진행된 복원사업에서 소홀하게 다뤄졌던 이해관계자들과의 의사소통관리나 리스크관리의 개념들이 프로젝트관리의 중요한 관리 요소로 다뤄져야 한다.
수원 화성이 축조된지 200여년이 지났다.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성곽과 화성행궁의 물리적 복원만이 수원 화성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화성을 존재하게 했던 무형의 기법과 방식 또한 분명히 전통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 구조물과 동일하게 무형의 전통인 프로젝트관리 또한 현대에 다시 재현되어 다음 세대에 계승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전통계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