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변화의 영향으로 노사관계에 대한 학문적 연구들은 주로 노사관계 패러다임 변화 이후의 노사관계 구조, 노사관계의 당사자로서 기업, 노동조합, 정부의 역할, 이들 간의 거버넌스 연구 등이 등장하는 등 주로 조직적, 구조적 측면의 노사관계 연구가 주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노사관계 전담부서의 직무수행자들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감정노동에 대한 연구는 국내는 물론이고 국외에서도 유사 연구를 찾기가 힘들다. 노사관계 직무수행사자는 경영자측과 근로자,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경영자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근로자 및 노동조합의 불만사항과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여 기업 내의 분쟁요소와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특히, 이들은 근로자 및 노동조합의 조합원을 서비스 제공대상 고객으로 하여 앞서의 감정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조직의 요구와 규범 속에서 자신의 실제 감정과의 차이를 감수하면서 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감정노동과 직무소진에 관한 관계를 밝히고, 관련 요인을 파악하여 이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부담과 소진을 경감시켜줄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감정노동과 직무소진, 직무철회에 관한 관계를 밝히고 이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부담과 소진을 경감시켜줄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는 감정노동이 직무소진 그리고 직무철회와의 관계에서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 사회적 지원의 조절효과를 고찰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들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노사관계 직무수행자 관리와 노사관계 직무성과 향상을 위한 이론적·실무적 차원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제1장에서는 노사관계 종사자에 대한 감정노동과 직무소진, 철회행동의 관계 연구의 필요성을 토대로 본 연구의 목적을 구체화하였으며, 연구의 목적 달성을 위한 연구의 방법 및 제시하였다. 제2장에서는 이론적 배경으로 감정노동과 직무소진,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감정노동, 철회행동 그리고 이들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사회적 지원에 대한 선행연구를 고찰하여, 각 연구들의 주요 논의, 이론적 모델, 주요변수와 척도를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본 연구의 목적에 맞는 연구모형 및 가설을 설정하고, 실증적 조사설계 및 분석방법을 제시하였다. 제4장은 본 실증조사의 분석단계에 따른 분석결과를 통해 연구가설의 검증을 실시하였다. 제5장에서는 본 논문의 결과로서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시사점 및 연구 한계와 후속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분석결과, 선행 독립변수인 표면연기, 심층연기는 종속변수인 비인격화, 정서적 소진, 자아성취감 저하에 모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심층연기는 비인격화, 정서적 소진, 자아성취감 저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면연기는 비인격화, 정서적 소진, 자아성취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무철회에 미치는 직무소진의 영향을 분석해 본 결과 이직의도에 대해서는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자아성취감 저하 모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각 및 결근에 대해서는 비인격화가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며, 책임의식 결여에 대해서는 비인격화와 자아성취감 저하가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가설인 감정노동과 직무철회에 대한 직무소진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정서적 소진과 비인격화는 표면연기와 직무철회의 하위요인 모두를, 심층연기에 대해서는 지각 및 결근을 제외한 직무철회의 하위요인과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자아성취감 저하는 지각 및 결근을 제외한 모든 관계에 대해 매개효과를 보였으나, 심층연기와 지각 및 결근의 관계에서는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자아성취감 저하 모두가 매개효과를 나타내지 않았으며, 자아성취감 저하는 표면연기와 지각 및 결근의 관계에서 매개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회적 지원의 조절효과 분석결과로서 상사의 지원과 동료의 지원 등 사회적 지원은 정서적 소진에 대해서 완충효과를 보이지 않고 단지 부(-)의 주효과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비인격화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효과를 보면 주효과만 존재하고, 심층연기가 비인격화에 미치는 영향에 동료의 구체적 지원이 역완충효과를 보이고 있다. 자아성취감 저하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조절효과는 주효과나 완충효과 중 어떤 유의한 효과도 갖지 않았다. 하지만 동료의 심리적 지원은 심층연기가 자아성취감 저하에 역완충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가설 검증을 통하여 선행연구들이 시사하는 감정노동과 직무소진과의 인과관계, 그리고 직무소진과 직무철회 간의 인과 관계에 대한 결합효과와 함께 직무소진의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이론적 측면에서, 첫째, 감정노동의 두 가지 측면, 즉 표면연기와 심층연기는 모두 직무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심층연기가 직무소진의 하위차원에 대하여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 표면연기는 직무소진의 하위차원에 대하여 부정적 영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기존의 선행연구들에서 다루어져 온 감정노동자 외에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에게 있어서도 감정노동의 이론 적용 가능성과 함께 연구대상의 실증적 범위를 확장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둘째, 기존의 연구들이 직무소진의 결과변수로서 직무만족, 조직몰입, 이직의도 등에 대하여 주로 다루어 온 것과 달리,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갖는 직무철회, 정서적 소진, 비인격화, 자아성취감 저하에 있어서도 유의한 정의 관계를 갖고 있음을 검증하였다는 점이다. 셋째, 직무소진에 대한 매개효과에 대하여 아직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감정노동과 직무철회를 매개하는 효과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직무 소진 변수에 대한 연구의 범위 확장의 필요성을 발견하였다. 넷째, 또한 사회적 지원의 효과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의 주장들처럼 매우 높은 수준의 소진을 경험하고 있더라도 상사나 동료의 지원을 받게 되면 소진 관련 증상이 훨씬 적게 나타나는 결과를 얻고 있는 연구들을 근거로 사회적 지원의 조절효과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였으나,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감정노동과 직무소진과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역완충효과 등이 나타남을 확인함으로써 이후 사회적 지원의 원천에 대한 보다 추가적인 이론화의 필요성과 이들 사회적 지원이 실제 기업 내의 담당 직무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입증되어야 함을 발견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실무적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사관계 직무수행자 역시 감정노동자로서 조직의 표현규범에 대한 이해와 업무의 성격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리함으로써 직무소진을 경감하고 궁극적으로 직무 철회와 같은 조직에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둘째, 사회적 지원과 관련하여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에게 있어서는 일부 주효과 및 완충효과가 나타났고 그 완충효과 역시 역완충효과로서 노사관계 직무 수행자들의 감정노동 수행과정에서 지나친 상사와 동료의 지원은 오히려 비인격화를 높이고 자아성취감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다. 이는 노사관계 직무수행 과정에서 직무수행자가 직면하는 고도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상사 또는 동료의 사회적 지원으로서의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원은 오히려 자존심과 자아존재감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의미라고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갖는다. 첫째, 조사대상자에 있어서 같은 감정노동자라 하더라도 노사관계 직무수행자는 경영자측의 입장에서 내부 구성원을 대상으로 특수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부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정 노동자들과의 직무특성의 차이점에서 나타나는 점을 함께 비교분석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본 연구는 사회적 지원의 조절효과를 확인함에 있어서 가정생활이나 일상생활에서 직무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 및 가족과 같은 조직 외부인의 지원까지 함께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본 연구의 자료는 전적으로 응답자들의 주관적인 자답식 설문 자료로서 이들의 주관적인 응답값이 그들의 실제적인 지각수준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보장이 없다. 즉 설문 응답의 정확성이나 응답회피에 대한 해결 기제를 설문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연구방향으로서는 본 연구에서 이루어진 감정노동자로서의 노사관계 직무수행자의 직무 특성에 따라 발생하는 유형별 요소가 노사관계 전담부서의 조직성과와 더 나아가 전체조직의 경영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